[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그의 매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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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결승 3국> ●탕웨이싱 9단 ○구쯔하오 9단  

2보(18~36)=탕웨이싱 9단은 대국장에 등장할 때마다 '대국 매너'가 화제가 되는 선수다. 그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산만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최근에는 나아진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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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승전 2국에서 역전패를 당하고는 다시 예전 버릇이 되살아났다. 탕웨이싱 9단은 자신의 패배가 확정되자 얼굴이 벌개져서 초시계를 구타하듯 내리쳤다고 한다. 바로 앞에 어린 후배가 앞에 앉아있다는 것을 새카맣게 잊은 듯한 태도였다.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다지만, 매너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아직 정신 수양이 많이 필요한 듯하다.

참고도 1

참고도 1

실전은 하변 곳곳에 돌들이 흩뿌려지는 듯한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 흑이 25로 다가오자 백은 26으로 넘어갔는데 이 수가 실수였다. 여기선 '참고도1' 백1로 역공하는 것이 훨씬 활발한 접근법이었다(12…△). 실전은 30, 32로 2선을 기어갔는데, 실리나 모양 어느 것으로 봐도 흡족하지 않은 결과다.

참고도 2

참고도 2

현재까지는 흑이 잘 풀리는 듯한 전개. 흑 입장에서는 실전도 나쁘지 않은 흐름이지만,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28에서 '참고도2'처럼 흑1로 붙여서 대처하는 것도 가능했다. 흑 두 점을 버리는 대신 깔끔하게 우변 세력을 키울 수 있다. 실전보다는 이 진행이 더욱 간명해 보인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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