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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외무, 왕이 中 외교부장 회담 후 평양 공식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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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7일 북미 정상회담 실무 조율을 위해 베이징을 거쳐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 초청으로 이날 오후 2시쯤 평양행 고려항공편에 탑승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8일까지 1박 2일간 머물며 김영남 북한 최고 인민회의 위원장과 회견할 것이라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7일 보도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JS252편을 타기 위해 출국 수속장으로 들어 가고 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 간 평양에 머물며 북한 측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JS252편을 타기 위해 출국 수속장으로 들어 가고 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 간 평양에 머물며 북한 측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

5일 하루 일정으로 워싱턴을 실무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각각 회담을 가진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7일 오전 방북에 앞서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과도 만났다. 하지만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제공할 소식이 없다”며 구체적인 만남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막후에서 북미회담 준비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자국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중국 이외에 첫 해외 방문국인 싱가포르에 국빈 방문을 요청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지 예오(64) 전 외교장관이 지난 2008년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위원장과도 회담했다. 예오 장관은 당시 북한과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 관계 발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막후 움직임도 분주하다. 8일에는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7월 양국 외교장관이 체결했던 중·러 한반도 공동성명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던 당시 중·러는 쌍중단, 쌍궤병행, 단계론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번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단계적 동시적’ 해법과 궤를 같이한다.

한편, 이날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장 부장은 이날 오후 3시 35분 출발하는 중국 국제항공CA969편을 이용해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갔다. 전날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의전 협의를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장이 하루만에 싱가포르로 돌아간 것은 정상회담 의전과 관련해 추가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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