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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상의 벗자, 페이스북 백기 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성 반라사진 삭제, 시위임을 인지 못했다" 사과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여성단체가 상의를 벗고 가슴을 노출하며 시위한 사진을 ‘음란물’로 판단해 삭제했던 페이스북이 해당 단체에 사과하고 사진을 복구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3일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에 “페이스북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됐다”며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이날 삭제된 사진을 복원하고 관련 계정에 적용된 차단을 해제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이번 사진은 사회적 의미를 담은 것이기 때문에 복원시켰다”고 설명했다.

불꽃페미액션은 이후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 우리의 승리다”라며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화되지 않는 그 날까지 액션은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26일 열린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상의 탈의를 진행하고, 이때 찍은 사진을 사흘 뒤인 29일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 행위에 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며 계정 1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페이스북은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하면서 남성의 사진은 삭제하지 않는다. 이런 차별 규정은 없어져야 한다”며 “남성의 나체를 허용하는 것과 같이 여성의 나체도 허용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불꽃페미액션 회원 10명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회사의 규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상의 탈의 퍼포먼스도 벌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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