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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뛰어넘는 영상 엮는다 |88프로젝트 기획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올림픽에서 나의 전 예술적 역량을 펴 보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마련해준 조국의 후의에 더할 나위 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첨단예술의 세계적 기수로 이 분야에서는 흔히「한국의 자존심」으로 불려오고 있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56)는 이 가을에 흘려야할 혼신의 땀이 개인적으로는 몹시 영광스럽고 행복한 것이라고 말한다.
11일 한국에 온 백씨는 앞에 놓인 올림픽관계의 초대형 프로젝트와 개인전시회의 마무리준비로 잠시도 쉴 틈이 없는 바쁜 일정.
그의 가장 중요한 88프로젝트는 KBS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는 방송 비디오쇼『세계와 더불어(Wrap Around The World) 』.
오는 9 월11일 0시30분부터 90분 동안 KBS를 통해 방영될 이 프로는 한국·미국·일본·서독·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세계 10개국을 동시에 묶는, 비디오아트 사상 최대의 이벤트가 될 것으로 내외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시작,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영웅인 손기정선수의 역주장면, 일장기를 지우고 낸 당시의 신문 호외사진 등 역사적인 기록과 순수미술적인 것들을 배합하는 내용이다.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로크가수 「데이비드·보위」도 이 작품 속의 쇼에 출연하기로 약속이 되어있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의 회화관과 조각관을 연결하는 나선형 중앙통로인 「램프코아」에 세워질 자신의 비디오 초 거작『다다익선』의 설치작업상황도 둘러보았다는 그는 『내가 구상하고있던 선을 지켜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다익선』은 삼성전자가 기증한 1천3대의 TV수상기를 높이18·3m, 폭 15m의 6단 원형 탑으로 쌓아 올림으로써 그가 지금까지 제작한 비디오작품으로는 최대의 규모가 된다.
따라서『다다익선』은 세계가 상상하지 못했던 가장 거대하고도 감동적인 영상을 연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그는 출국을 이틀 앞둔 16일 오후 바쁜 일정을 쪼개 호암 갤러리를 방문, 이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뉴욕현대미술전」을 둘러보았다. 전시회관람을 마친 그는 『현대·세계미술을 주도한 미국의 팝아트와 뉴페인팅 작가들을 망라하여 이만한 수준의 전시회를 마련한 주최측에 경의를 표한다』며 『70점에 달하는 이 역사적 작품들을 모두 사들여 소장하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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