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다시 긴장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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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랑군·방콕 AP·UPI=연합】강경파 「세인· 르윈」 대통령의 퇴임을 가져온 버마 반정부시위의 주축세력인 학생들은 18일 수도 랑군에서 대규모 민주화요구 시위를 벌일 계획이며 이를 앞두고 경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운 상당수의 군 병력이 랑군 중심가에 진주함으로써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연맹」 명의로 국민과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1당 제도를 제거하기 위해 8월 18일 밤 8시 시위를 벌이자』면서 군부도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들의 투쟁에 합세하라고 촉구했는데 18일은 「르윈」의 뒤를 이을 새로운 지도자가 임명될 예정일의 하루 전날이다.
한편 랑군시 변호사회는 16일 정부에 대한 항의성명을 발표, 군부 주도의 현 정권이 지난주 소요사태 때 평화적인 시위군중들을 불법으로 살상·체포했다고 비난했는데 분석가들은 버마의 직능단체가 정부의 무력사용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일어선 것은 지난 62년의 「네윈」 전 대통령 집권이래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교육받은 중산층까지도 현정권에 공개적으로 반대할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르윈」 사임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대규모 병력진주와 함께 랑군 시민들은 19일의 새로운 지도층 임명발표에 뒤이어 새로운 소요가 있을 것에 대비, 식량과 연료를 비축하고 있는데 한 외교관은 『현재 태풍권에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면서 19일 이후 『새로운 상황이 다시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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