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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숙박 금지령’ 동남아 유명 섬들 ‘휴식’…태국 피피섬 일시폐쇄

중앙일보

입력

6월부터 넉달간 문을 닫는 피피 섬의 마야 베이 [로이터=연합뉴스]

6월부터 넉달간 문을 닫는 피피 섬의 마야 베이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당국이 환경 정화를 위해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 섬을 일시 폐쇄한 데 이어 태국에서도 유명 섬 관광지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관광객의 숙박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 ‘비치’(2000, 대니 보일 감독) 촬영지로 유명해진 안다만 해 피피섬의 마야 베이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넉 달간 일시 폐쇄된다.

마야 베이는 최대 100m 높이의 해안절벽 등이 바다, 모래밭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영화 ‘비치’는 이런 피피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선박 출입이 잦아지면서 인근 산호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쓰레기가 쌓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마야 베이를 통해 피피섬에 들어오는 관광객은 대략 하루 5000명 선. 이번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관광객은 대략 1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피피섬 국립공원 당국은 넉 달간 선박의 마야 베이 접안을 차단하고 훼손된 산호초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푸껫주 관광국의 까녹끼티카크릿우티꼰 국장은 “마야 베이 폐쇄조처는 이 지역 관광산업의 핵심인 자연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바닷속에서 발견된 선명한 한글 낙서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태국 바닷속에서 발견된 선명한 한글 낙서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피피섬 뿐만이 아니다. 안다만해의 유명 섬 관광지인 시밀란 군도도 오는 10월부터 관광객 숙박을 금지하기로 했다.

11개 섬으로 구성된 시밀란 군도는 바닷물 색깔이 투명해 스킨 스쿠버 명소가 됐지만, 역시 밀려드는 관광객들 탓에 바닷속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방문객 수는 대략 88만3000여명으로 피피섬, 팡응아(110만명)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본섬인 시밀란 섬은 하루 5∼6000명의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2016년 12월에는 시밀란 군도 인근 바닷속 산호에서 선명한 한글 낙서가 발견돼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시밀란 해양국립공원의 창끌라이보라퐁스톤 부사무국장은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섬 생태계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훼손됐다”며 “숙박을 허용할 경우 다양한 오염이 발생하는 만큼 일단 숙박을 금지해 방문객 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밀란 군도에는 35개의 방갈로와 텐트 40동을 칠 수 있는 캠핑장 2곳이 있다. 국립공원 당국이 운영하는 이 시설은 하루 최대 19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창끌라이 부사무국장은 “숙박을 금지하는 조치 이외에도 우리는 하루 최대 방문객 수를 제한하는 등 추가 조처를 할 수도 있다”며 “전문가들이 적절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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