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에 건축법 개정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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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 특파원】이제까지 쇠고기·담배수입시장개방에 주력해온 미국정부는 금년 말까지 한국이 일반농산물에 대한 수입확대 및 관세인하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 통상압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우선 8일과 9일 워싱턴에서 농·산물회담을 소집 ▲과일 등 고가치 농산물 ▲사료 등 대량구매 농산물 ▲목재류 등 임산물의 수입시장확대를 위한 한국 측의 수입금지 철폐·관세인하·규격 및 검역 등 수입절차 간소화 등의 주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한국입장의 설명을 요구했다.
양국간에 처음으로 열린 이번 농산물회담에서 미 측은 고가치 농산물과 관련해 과일·육류·가공식품·견과류의 수입확대를 요구했으며 한국 측은 89년부터 90년까지의 수입자유화 계획에 미 입장을 다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옥수수 등 사료곡물을 중심으로한 대량구매 농산물에 관해 미 측은 한국의 수입 쿼타제도의 철폐와 관세인하를 주장했고 한국 측은 쿼타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국이 미 농산물 수입국 중 세계 2위라는 점등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미국은 임산물과 관련, 한국의 대미 임산물 수입의 80%가 원목이므로 제재목 수입도 늘릴 것을 요구하고 특히 높이 13m이상 건물의 경우 목조를 금지하고있는 한국의 건축법개정도 주장했다.
특히 회담은 별도회의로 연내 1만 4천 5백t의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한 한국의 쇠고기수입 재개계획을 논의했는데 미 측은 한국이「축산물유통사업단」설치를 통해 수입창구를 일원화한다는 방침에 반대, 수요자에 의한 수입방식을 요구했다.
미국정부는 한국정부의 쇠고기수입재개조치에도 불구, 이 같은 불만을 들어 쇠고기문제에 관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사회 제소도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한국측 참석자가 밝혔다.
한국측 회담참석자는 미정부가 수입시장개방을 요구하는 농수산물은 1백 34품목에 이르며『농수산물 개방문제에 관해 계속 많은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파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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