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회담 취소에 한때 다우지수 270포인트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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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열릴 예정이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뉴욕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뉴욕증시, 주요지수 모두 출렁 #협상 기술 가능성에 상승세로 전환 #안전자산인 국제금값과 국채 강세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채널인 CNBC에 따르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일일 고점이던 2만4877.36에서 27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자료=CNBC]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자료=CNBC]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소식은 뉴욕증시가 개장한지 30분만에 퍼졌는데, 다우지수를 포함한 주요지수를 모두 크게 끌어내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 미끄러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소재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미국 경기의 하강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쉴러의 국제에퀴티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인 래리 페루치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예측불가능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라며 “시장은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어야 했는데, 전반적으로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가 그의 협상 기술중 하나이고, 조만간 회담 추진이 재개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뉴욕증시에 퍼지면서 오전 11시부터 다우지수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낙폭을 줄여가기 시작했다. 결국 다우지수는 75.05포인트 하락한 2만4811.76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 0.02% 떨어지는 수준에 머물렀다.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 전략가인 루카 파올리니는 “솔직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항상 고려해야 하는 리스크 요인중 하나"라며 "시장은 좀더 위험성을 지니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변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분란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됐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알려지고 곧바로 1% 이상 오르더니 내려올줄을 몰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14.80달러 오른 1304.40 달러에 마감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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