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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안전 보장 비핵화 속전속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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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북핵 해결을 위한 ‘트럼프식 모델’의 윤곽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전제로 한 속전속결식 비핵화 원칙을 밝혔다.

트럼프, 북핵 해법 위한 모델 제시 #카다피식 최후 없다고 약속한 셈 #“일괄타결 안 되면 초단기에 돼야” #북·미, 주말 싱가포르서 실무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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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이 ‘비핵화를 일괄타결(all in one)식으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취할 비핵화 조치에 따라 보상이 점차 늘어나는 방식도 가능한가’라고 묻자 “일괄타결이 좋다. 일괄타결이 가능하다면 확실히 더 낫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딱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굉장히 단기간 내(over a very short period of time)’가 돼야 한다. 근본적으로 일괄타결”이라고 덧붙였다.

6월 12일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분명한 조건들이 있고 이것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에 대한 당근을 동시에 제시했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결정할 경우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이 문제를 초기부터 논의했다. 그는 만족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북한 비핵화의 큰 틀은 리비아식 모델과 다른 듯 닮았다. 리비아처럼 단기간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지만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처럼 최고지도자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노력이 성공한다면) 25년, 50년 뒤에 그(김정은)가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이 북한과 세계를 위해 한 일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간 안위 보장도 시사했다.

이는 비핵화 단계를 잘게 나눠 최대한 보상을 챙기려는 북한의 살라미식 접근법과는 차이가 크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의 불안 해소와 미국의 입장 및 조건 강조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으로 결합해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체제를 확실히 보장한다면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소 양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측이 서로 정상회담 무산을 거론했지만 실무적 준비는 진행 중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조셉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 협상팀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채병건 기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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