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태 밝힐 것 당당히 밝히면 그뿐"-군 당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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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루탄 유용론 제기>
○…내주 열리는 국회 광주특위를 대비해 분주한 군 당국은 밝힐 것을 당당히 밝히면 그 뿐이라며 담담한 자세.
군 당국은 그간 관계자의증언· 전문· 작전일지 등을 취합해 왔는데 일부 자료들이 분실돼 안타까와하기도.
한 관계자는 그러나 『약간의 기록은 찾지 못했지만 정웅 의원이 사단장 시절 요구한 진압요청 내용과 지시 등에 대해 증언할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어 문제가 없다』며 『군재에나 회부해야 될 사람을 그대로 둔게 실책』이라고 지적.
다른 관계자는 『정호용 의원이 육군참모총장시절 관련 자료공개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면서 『진상이 다 드러나면 그간 군이 일방적으로 당해온 것들이 다 해소될 수 있다』 고 전망.
또 한편에서는 당시광주에 최루탄이 없었기 때문에 군과 시위 군중이 직접 충돌하는 사태에 이르렀다는 때아닌 최루탄 유용론도 제기.

<형사처벌 하기엔 곤란>
○…경우회 골프장건설 부정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검은 마무리 단계에서 김성주 경우 회장의 입건문제를 놓고 크게 고민했다는 후문.
검찰수사결과 김 회장은 금품수수 등 개인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내인가 상태에서의 사전공사로 산림법의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대표로서 처벌할 수도 있었던 것.
검찰관계자들은 진통을 겪은 끝에 『행위자 (구속된 김원모 사업국장)도 아니고 실제 이익을 취한 바도 없는 상황에서 단지 법인 대표란 이유로 전직 치안본부장을 형사처벌키 위해 입건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 회장 대신 법인인 경우회를 입건키로 결정.

<결론 없이 끝난 공청회>
○…『남북학생회담」과 관련, 4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가 정부측과 학생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결론 없이 끝나자 문교부 관계자들은 『오는 8·15가 물리적 충돌로 끝난6·10의 재편이 될 가능성이 더욱 짙어졌다』며 우려.
공청회가 계속되는 동안 수시로 토론분위기를 물으며 민감한 관심을 보였던 한 관계자는 『막상 예상은 했지만 학생들의 뿌리깊은 불신을 다시 한번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숨.
일부 대학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통일에 대한 논의자체가 금기시 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공청회에 학생대표가 참석, 대화를 통해 대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게 된 것이 소득 같다』고 말하기도.

<검찰도 재판진행 신경>
○…전경환 피고인 등 새마을본부 부정사건의 담당재판부인 서울형사지법 합의 14부는 삼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사건 재판을 8일(월)· 11일(목)· 16일(화) 등 3∼4일 간격으로 잇달아 강행군하기로 결정.
당초 재판부는 법관인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피고인들의 구속기소 후 3개월이 지나도록 것 재판을 열지 않고 기다리는 바람에 구속만기(9월말)에 쫒기게 된 것.
한편 검찰도 이 바람에 휴가를 반납한 채 기록철과 씨름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3일에는 이례적으로 전 피고인을 구치소에서 불러내 범행부인여부를 다시 신문하며 증인 신청여부를 알아보는 등 재판진행에 신경을 쓰는 모습.

<조직위서 생색냈다>
○…서울시는 3일 박세직 올림픽조직외원장이 저소득층 서울시민 2만명, 지방에서 4만명 등 7만명을 올림픽 개· 폐회식 시연회에 초청한다고 발표하자 『서울시가 애써 계획, 준비한 것을 조직위에서 생색을 낸다』며 투덜투덜.
서울시는 7월부터 「주최도시 시민으로서 고생하는 저소득층에 올림픽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아래 영세민 초청계획을 추진해봤는데 느닷없이(?) 박세직 위원장이 발표해 버린 것. 직원들은 『청와대에는 보고조차 못하게 됐다』며 『재주는 서울시가 부리고 돈은 조직위에서 버는 꼴』이라며 볼멘 소리.

<시교위 벙어리 냉가슴>
○…새 세대 육영회에 대해 7년 동안 감사 한번 제대로 못한데다 실태조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면서도 개인별 찬조금 내용이 이미 장부에서 지워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등 감독의 한계를 드러냈던 서울시교위는 최근 육영회 측이 『당분간 이순자 회장을 비롯한 이 사진 개편이 없다』고 밝히자 또 한차례 벙어리 냉가슴 앓는 표정.
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꼴이된 육영회의 개편을 스스로 알아서 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이 빗나간 때문.

<건방지게 들어온다>
○…서울 강동 경찰서는 최근 관내에 수사본부가 2개씩 차려졌는데도 수사의 진전이 없는 데다 날씨마저 무덥자 기자들에게 공연히 신경질을 내며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정당한 취재행위조차 막아 말썽.
2일 낮 형사계직원들은 절도발생 보고서를 읽던 기자들에게 『이건 기사가 안되니 볼 필요가 없다』며 서류를 빼앗고 이에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밖에 나가서 보자』는 등 위협성(?) 폭언을 하는가하면 3일 낮 정보과에 들어간 기자에게는 『여기는 기자들이 취재할 수 없는 곳이다』 『건방지게 함부로 사무실에 들어온다』 는 등 과민반응을 보여 경찰행정전반의 공개민주화추세엔 아랑곳없이 강동서만은 유독 아직도 5공 시대의 인상.

<직선재해도 말많다>
○…교황선출방식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총장을 선출한 연세대에서는 여론의 반응이 뜻밖에도 좋아 매우 흡족한 표정들이었으나 최근 총학생회측에서 박영식 총장 반대성명을 발표할 움직임을 보이자 당황하는 눈치.
학생들은 『박 총장은 80년부터 83년까지 학생처장으로 있으면서 3백여명의 학생들을 징계했고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타지 않았느냐』며 반발하고 있는데 교수들은 『유신과 5공 시대에 보직교수를 지낸 사람들은 총장을 하지 말라는 얘긴데 직선제를 해도 이렇게 말이 많으니 간선제와 다를게 뭐냐』며 자조 섞인 한숨.

<제명철회 촉구 허사>
○…지난 6월24일의 총장실 난입사태로 총 학생회장을 포함, 간부들이 대거 제명되는 파동을 겪은 서울대 총학생회는 그동안 일부 동문 국회의원과 재야인사들의 지원을 받아 가며 학교측에 「제명철회」를 촉구해왔으나 『교수들의 자율적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확고한 원칙론에 부닥쳐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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