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상승세…7백50선 상회 예상|전문가 5명이 내다본 8월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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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란-이라크 휴전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 7월 하순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여 왔던 증시가 요즘 들어 주가의 오르내림 진폭이 전례 없이 커지는 등 혼란국면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메가톤 급 호재로 작용해 왔던 이란-이라크 종전·남-북 국회회담 등의 대형 호재들의 신선도가 다소 떨어져 주가는 6백90∼7백20 사이를 오가며 박스 권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 두 호재가 확정되는 시점에서 단기간의 큰장이 형성돼 주가는 전 고 점을 훨씬 넘는 7백50을 상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1일부터의 미수금 강제정리와 올림픽이후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8월의 장세는 강세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올림픽을 앞둔 8월의 장세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지 의견을 모아 봤다.
김서진<대우증권 이사>
8월 증시는 유상증자 불입대금 1조6천4백억 원, 11일부터 시행되는 미수금 반대매매 분 1천7백억 원 등의 주가압박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월초부터 매도 우세 속에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라크 전 종전과 남-북한 국회 연석회의 보도 이후 이탈하던 자금이 증시로 역류되고 있고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투기억제책에 힘입어 수요부문이 크게 확충될 것으로 보여져 수요우위의 장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증시 안팎에 특별한 자금수요가 없다는 점.
둘째, 이란-이라크 전 종전협상이 쌍방의 노력 하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
셋째,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간의 화해무드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8월의 시황도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주<럭키투자 자문이사>
포철상장 이후 약 2개월간 약세를 보여 오던 증권시장이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상승기조를 타고 있다. 그 동안의 증시침체는 특별한 악재가 있어서라 기보다는 증시내부의 수급불균형과 올림픽을 전후한 불안심리가 미리 반영된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8월의 주식시장은 대체로 강세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자금수급 측면에서 보면 유상증자납입, 공모주청약 등 자금수요는 약 2조원에 머물 전망인 반면, 고객예탁금, 증자로 인한 증권사매수여력확대 등 1차 수요가 2조3천억 원에 달하며 여기에 신용한도증가 분, BMF등 2차 수요를 합치면 5조원이라는 대기 매수세가 장을 받쳐 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장외요인 측면에서도 북한 등 공산권 국가의 극적인 올림픽참가 가능성 등 악재보다는 호재의 출현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정욱<한신 투자자문 전무이사>
중동전의 정전협상, 북한과의 관계개선 기대 등의 대형재료가 투자마인드를 안정시켜 줄 것이다. 8월 상순 증권사 증자불입대금마련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이 예상되지만 증자불입금의 증시 환류로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한 차례 큰 폭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건설 주에 대한 수요도 현 주가수준에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후속재료의 출현여부에 따라 타 업종으로의 확산도 기대해 봄직하다.
그러나 올림픽이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감과 중동건설시장에 대한 비판론의 대두 및 12월 결산법인에 대한 상반기 실적이 공표 되면서 업종간에 등락이 교차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상반기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비철금속, 화학업종. 그리고 비 제조업부문의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상직<동서증권 상무>
오랜 가뭄 끝의 단비같이, 재료부재로 허덕이던 증시에 때맞추어 나타난 이란-이라크의 종전합의는 상당기간 메가톤 급 호재로서의 효력을 발휘할 것 같다. 또한 그간 전향적인 자세로 대북 관계 정책을 추진해 온 정부의 의지나 북한의 반응을 고려해 볼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 움직임도 일과성으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같은 비중 큰 양대 재료와 더불어 8월에는 수요기반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증자완료와 함께 신용융자한도나 상품보유한도에 상당한 여유가 생길 뿐 아니라 부동산으로 쏠려 있던 시중부동자금도 증시로 유입되는 추세에 있어 이래저래 매수 층은 두터워진다고 하겠다.
따라서 8월의 주식시장은 튼튼한 매수기반과 비중 큰 재료들이 잘 어우러지는 활기찬 장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주가가 급하게 오를 경우 상승기간은 단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유인채<한일증권(주) 이사>
75일 이동평균 선이 6백95선이므로 그것을 하향돌파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7월 들어 하도 갈팡질팡하는「랜덤워크」앞에 안심이 안되더니만 이제 그것이 확실히 바닥을 굳혀 주는 계기로 작용, 8월장을 한결 밝게 조망케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나쁜 7월이 좋은 8월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8월은「테마」가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전부터 중동과 증시는 떼기 어려운 응집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련업종의 주도 주로서의 역할이 돋보이게 될 것이고, 금년에도 서머랠리를 빚어 낼 것으로 내다보인다.
12월 결산법인의 중간평가가 있으나 개별종목별로 평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아 기록의 8월을 기대해도 좋지만 호사다마라 적당히 회전시켜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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