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랑군시에 계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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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방콕AP=연합】버마정부는 3일 수첨명의 학생들이 수도 랑군 시내중심가에서 강경파인 「세인·르윈」신임 버마대통령의 타도구호를 외치면서 가두행진시위를 벌이자 랑군에 무기한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랑군주재 외교관들이 말했다.
랑군에 계엄령이 선포되기는 지난74년 반정부유혈 학생폭동이래 처음이다. 버마관영 랑군 라디오 방송은 랑군시가 이날 오후4시30분(한국시간)을 기해 평화롭게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군대의 사법적 통제아래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르윈」이 서명한 계엄령포고문은 3백50만 랑군 시민들에게 통행금지령을 내렸는지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채 계엄령은 국가위원회가 해제를 선포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포고문은,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으며 버마 최고의 성지인 스웨다곤 파고다에서 유인물을 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르윈」이 버마의 실권자인 「네윈」장군의 후임으로 대통령과 집권 사회주의 계획당(BSSP)당의장에 취임한자 1주일만에 단행됐으며 지난 수개월간의 전국적인 반정부폭동·시위·폭력에 대한 경찰의 잔인한 진압에 뒤이어 취해졌다. 지난 5개월동안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로 약2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랑군주재 서방외교관들은 방콕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날 약3천명의 학생들이 랑군시내 중심가에서 「르윈」의 퇴진과 민주주의 촉구구호를 외치며 시위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신분노출을 꺼려 손수건과 스타킹 등으로 얼굴을 가렸으며 근처의 관공서 건물과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고 외교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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