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투자 과연 짭짤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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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근 국내 증시가 제자리 걸음을 하자 중국·인도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1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해외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말 9조2441억원에서 올해 2월말 12조원으로 급증했다. 4월 현재 14조원대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수익률도 올들어 20%를 넘는 펀드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흥 시장의 증시가 이미 많이 오른데다, 세금 및 환율 등의 비용 때문에 단기 수익을 쫓다간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펀드 투자때 고려할 점을 짚어봤다.

◆수수료.세금 부담 만만치 않다= 해외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같은 수익률을 내더라고 투자자들이 실제로 챙기는 금액은 적다.

각종 수수료 뿐만 아니라 세금까지 내야하기 때문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판매.운용보수(2.5~3%), 선취수수료(1%), 환헤지 비용(0.8~1.5%) 등 1년에 4~5% 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간다. 게다가 해외펀드는 국내 펀드와 달리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문다. 수익에 대해 소득세 14%, 주민세 1.4% 등 총 15.4%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해 1년간 연 10%의 수익(100만원)을 냈더라도, 각종 수수료 약 40만원과 세금 15만4000원을 제하면 실제 수익률은 4.6%에 그친다.

◆환헤지는 원금에만 적용=대부분 해외펀드는 미국 달러화를 기초로 투자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요즘처럼 환율이 급락한다면 투자 수익을 까먹을 수 있다. 실제로 1분기 미국 달러 기준으로 3~4%의 수익을 낸 펀드들의 원화 환산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환헤지 계약을 통해 미리 위험을 관리해야한다. 하지만 환헤지 효과는 원금에만 적용되고 투자이익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즉 원금부분은 펀드 가입 당시 환율로 돌려받지만, 수익금은 환급 받을 시점의 환율이 적용된다.

◆많이 오른 것도 부담= 제로인에 따르면 인도 주식형 펀드와 중국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각각 23.46%, 22.2%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주가가 많이 오른데다 유가 급등, 미 금리 인상, 위안화 절상 등의 불확실성이 산재해 해외펀드들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내외 투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외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인도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12일 인도 증시가 2.6%나 급락하면서 신흥 시장 증시 전체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의 투자비중을 전체 투자액의 30% 이내에서 조절하는 등 다양한 펀드에 분산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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