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 '바람 바람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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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환경 전문기업 청풍의 정완균(37.사진) 사장은 11일 서울 등촌2동 사옥에서'경영혁신 태스크포스 발대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연구소는 영업에서 원하는 제품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전사가 시장 동향을 매일 공유하는 체제를 갖추자"고 주문했다.

또 ▶공기청정기 판매 1위 및 시장점유율 40%대 수성▶렌탈 판매 조기안착 및 렌탈 시장점유율 10% 달성▶신상품 개발 능력 강화와 개발기간 50% 단축 등 8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창업자 최진순 명예회장의 셋째 딸이자 그의 부인인 최윤정 전 사장이 미국 유학을 떠나 사장직을 승계한 것이다. 삼성에버랜드 기획팀에서 근무하다 2001년 청풍 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이듬해 3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최 전 사장과 사실상 공동 경영을 해 왔다. 정 사장은 "명예회장이 경영간섭 안 하고 지켜보겠다고 해 어깨가 더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 취임 후 가장 먼저 조직을 개편했다. 이달 초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고 재무팀.인사팀을 경영지원팀으로 통합하는 등 기존 5본부 24팀이던 회사 조직을 6본부 8팀 체제로 슬림화했다. 비주력 분야 조직은 줄이고 연구개발과 영업은 강화했다. 칫솔살균기.냉온수기 등을 위탁 생산으로 돌렸다.

조직 개편 배경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청풍의 지난해 매출은 2004년의 60% 수준인 180억원으로 줄었다. 50%를 웃돌던 공기청정기 시장 점유율도 30% 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10여 차례 '공기청정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오존이 나온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1983년 국내 처음 공기청정기를 국내에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해 선두업체가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다.

오존 논란을 일으킨 전기방전식(방전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태우는 방식) 제품을 2001년 단종하고 필터식 제품만 생산해 왔지만 소비자 불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청풍은 지난달 렌탈 시장에 진출했다. 직원들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함께 백화점.공연장 등 공공장소에 소비자가 쉬면서 공기청정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갈 계획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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