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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다 알고 연락했어요ㅠㅠ” 홍대 누드사진 유출 피해자가 받는다는 메시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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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방송 캡처]

[사진 YTN 방송 캡처]

홍익대 회화과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 중 나체 사진이 유출된 남성 모델 A씨는 8일 “며칠간 밥 한 톨도 못 넘기고 지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스포츠서울과 e메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잠도 못 자고 대인공포증에 외출도 못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를 알아본 주변인들은 그에게 연락하는 듯했다. 주변인들에게 신상이 알려진 ‘2차 피해’가 시작된 셈이다.

A씨는 “‘형 이거 형 맞죠?’ ‘오빠 다 알고 연락했어요ㅠㅠ 힘내세요’ 등과 같은 연락을 받을 때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영원히 도망치고 싶다”며 “읽고 답장 못 한 연락과 아예 읽지 못한 연락이 수북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드모델들은 가족들 모르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현재 가족이나 친척들이 알게 될까 봐 그 점이 가장 두렵고 불안하다”며 “부모님만 생각하면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고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했다.

‘인권 피해가 심각한데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누드모델이라는 직업이 누군가에게는 가십거리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부양하는 소중한 생업이다”라면서 “이번 일로 많은 이들이 공포에 질려있다. 타인에 생업에 대한 성적 조롱과 비하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일 인터넷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학생이 직접 찍은 것으로 추측되는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올라왔다. 홍대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상대로 자백을 유도했으나 사진 촬영·게시자가 나타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해당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유포한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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