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자 3명 곧 송환될 듯···트럼프 측근 "오늘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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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들이 '오늘(3일)' 풀려날 것"이라며 석방 시점까지 못박았다.

'억류 3명 석방돼 평양 외곽 호텔서 체류' 보도도 #CNN "이용호 외무상이 지난 3월 스웨덴서 알려"

 CNN은 3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들의 석방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석방 결정은 지난 3월 확정됐으며 이용호 외무상이 당시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이를 미국 측에 알렸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팀에 합류한 줄리아니 역시 이날 미 폭스채널 '폭스앤프렌즈(FOX&Friends)'에 출연해 "우리는 김정은을 충분히 이해시켜,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오늘(3일) 풀려나도록 했다"며 석방 시점을 못박았다.

북한에 미국 억류자 석방요청 하겠다는 뜻을 비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캡처]

북한에 미국 억류자 석방요청 하겠다는 뜻을 비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억류 미국인들 송환이 임박했음을 트위터를 통해 직접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모두 알다시피 과거 정부들이 북한 노동교화소에 억류된 인질 3명의 석방을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다"면서 "주목하라"고 썼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당시 지명자 신분)이 북한을 극비 방문했을 때 "북한에 있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아무 때나 풀어주겠다"는 확약을 했다. 다만 북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석방 시기는 회담(4월 27일) 이후 적절한 시점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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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은 목사 김동철씨를 비롯해 사업가 김학송씨와 평양 과기대 회계학 초빙교수 김상덕씨 등 3명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시기에 방북했다가 체제 전복혐의 등으로 교화형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북한 억류 미국인 3명. 모두 한국계다. [그래픽=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북한 억류 미국인 3명. 모두 한국계다. [그래픽=연합뉴스]

다만 미 관리는 이들의 석방이 "북한 비핵화라는 핵심 의제를 완화시키는 데 이용돼선 안된다"고 말해 이것과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연관시키는 데 선을 그었다.

지난달 29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전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석방한다면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2일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평양의 한 주민에게서 들었다며 "북한 관계 기관이 4월 초 상부 지시로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미국인 3명을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겼다. 그들은 현재 치료 받으며 이념 교화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당일 그들(억류 미국인)을 직접 데려가거나 정상회담 이전에 특사를 북한에 보내 그들을 송환 조치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북한 여행중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본국으로 송환될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북한 여행중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본국으로 송환될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북한은 지난해 6월 18개월간 억류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의식 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한 바 있다. 송환된 웜비어가 끝내 숨지면서 북·미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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