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 87년도 인구이동 조사결과|국민 22.6%가 삶의 터전옮겨|호남은 서울·수도권 지역이 많고|경북은 대구, 경남은 부산에 편중|서울 강북지역 줄고 강남은 꾸준히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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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는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 곧 이동인구가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15일 발표한 87년중 인구이동결과에 따르면 87년 한햇동안 전국민의 22.6%나 되는 9백30만8천7백50명이 시·군·구이상의 경계를 넘어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같은 인구이동률은 일본의 5.4%(86년), 대만의8%(86년), 노르웨이의4.1%(86년), 미국의 16.6% (81년) 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여기에다 주민등록을 따라 옮기지 않은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실제이동인구는 훨씬 많을 것이다.
좋게 보면 사회의 활력이 그만큼 살아있다고도 할수 있지만 그보다는 사회의 불안정한 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이동의 방향과 내용을 살펴보면 그같은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한마디로 지방에서 도시로, 도시중에서도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 인구가 계속 몰려들고 있으며, 한 가구 전체가 집을 옮길때는 임대기간이 만료되었다든가하는 집사정이, 개인이집을 옮길때는 떨어져사는 다른 가족들을 따라가야 하는 사정이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인구의 이동을 보면 그같은 사정을 더욱 확실히 알수가 있다.
곧 매년 똑같이 계속되는 현상이지만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는 계속 인구가 빠져나가기만 하고, 반면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경기는 인구가 자꾸 밀려들어오기만 한다(별표참조).
특히 전북·전남을 포함하는 호남지역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비율이 가장 높고 (각각 3%, 3.7%), 경기는 인구의 유입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3.7%)「지역간 균형발전」이 역시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짐작케 한다.
○…실제로 시·도별인구 유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서울의 경우 1년간 8만4천3백99명이 새로 늘어났는데 이중 인구유입은 전남 출신이 4만7천2백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전북 출신 3만5천7백40명이었으며, 반면 9만7천4백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경기지역으로, l만2천2백74명이 인천지역으로 각각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으로부터 서울로의 인구유입과 수도권의 인구분산이 하나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전국을 종합해보면 호남→서울, 서울→수도권 위성도시, 경북→대구, 경남→부산, 전남→광주등의 큰 흐름이 우리네 인구이동의 대종을이루고 있음이 뚜렷이 드러난다.
○…서울에서는 강서구(6만6천3백80명) , 강동구(5만4천8백66명) , 강남구(3만9친1백엄명) 등 강남지역의 인구가 계속 증가한반면 강북지역에서는 동대문구의 인구가 9천7백45명이 줄고 마포구가 9천1백74명이 감소하는등 강북인구 감소현상이 여전히 두드러졌다.
○…이에따라 인구의 들어오고 나감이 유난한 곳이 나타난다.
서울의 겅우 매년 전입초였는데 유독 86년 한해만 5천8백23명 전출초였고, 87년에는 다시 8만4천3백99명 전입초로 돌아섰는데 통계국은 그같은 불규칙 바운드가 경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
경기도는 인구의 유입이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그이유는 수도권 인구의 분산에다 서울근처로의 지방인구유입이 가세한 결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이 집을 옮기는가를 살펴보면 우선 20대 이동인구가 가장 많음이 눈에 띈다.
87년에 이동한 인구중 36%가 20∼29세의 나이였고, 다음이 30대로서 전체의 15.6%였다.
결국 사회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20∼30대에 삶의 터전을 새로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는 이야기다.
다음으로 이동인구의 남녀구성비를 보면 87년의 경우 여자 1백명당 남자 1백3명골로 집을 옮겼는데 이를 과거의 추세와 비교해보면 남자에 대한 여자의 인구이동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구·시·군단위로 놓고 볼때 87년중 가장많이 인구가 늘어난 곳은 서울 강서구·강동구·강남구외에 경기부천시 (3만5천65명), 인천시 북구(3만4천6백56명) 의 순이었고, 거꾸로 가장 많이 인구가 줄어든 곳은 경남거제군(1만1천2백43명), 서울 동대문구(9천7백45명), 서울마포구(9천1백74명), 서울성북구(9천9백71명), 광주시동구(8천5백18명) 의 순이었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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