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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첫 여성조종사 살해위협에 미국 망명…“남은 가족 걱정”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망명한 아프간 첫 여성 조종사 라흐마니 [EPA=연합뉴스]

미국에 망명한 아프간 첫 여성 조종사 라흐마니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공군에서 복무하던 아프간 첫 여성조종사가 미국에 망명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프간 전 공군 대위 닐루파르라흐마니가 아프간 공군에서 복무하다 2015년 비행훈련 연수를 위해 미국에 입국했다”며 “연수 종료 후 신변 위협을 이유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후반부인 2016년 12월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라흐마니는 조종사의 꿈을 안고 아프간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조종사 교육훈련을 이수한 뒤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되면서 살해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아프간 반군세력인 탈레반뿐 아니라 ‘여성조종사’는 가문에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응징을 주장하는 먼 친척들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그녀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은 신변 위협에 지금도 아프간에서 숨어서 지내고 있으며 오빠는 두 번이나 살해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녀가 아프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약 16개월 만에 망명을 허용했다.

라흐마니는 “정말 기쁘다. 망명이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마침내 평화롭게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면서도 “이제 아프간에 남아있는 가족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조종사 경력을 살려 비행업무에 계속 종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라흐마니는 2015년 미국 국무부가 주는 ‘올해의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탈레반뿐만 아니라 친척들로부터도 위협을 받았으면서 비행을 계속했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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