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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정은에 특별소개한 '장하성·김현미·박용만' 공통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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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남북 정상이 공동합의문을 발표한 직후에 이뤄진 공식 환영 만찬.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마련된 만찬장에 들어서는 남측 인사들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34명의 남측 입장 인사들 중 유독 3명에 대해서 김 위원장에게 특별히 시간을 할애해 소개했다. 이들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었다.

3명의 공통점은 대북 경제협력 업무와의 연관성이다.

장하성 실장은 청와대에서 경제정책 등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경제협력은 의제가 아니었고 준비위원회에도 경제 관련 인사가 참여하지 않았다.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남북 경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비핵화에 도장을 찍을 경우 남북 간 다음 단계가 경협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이룬 뒤 열리는 하반기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경제협력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4ㆍ27 회담의 준비위원장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면, 차기 회담의 준비위원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장하성 실장 역시 대북 경협과 관련된 경제 정책을 청와대 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김현미 장관은 교통정책을 총괄한다.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이 이뤄질 경우 먼저 논의되는 북한 내 인프라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을 부처가 국토교통부다. 27일 공동 합의문에도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철도 문제를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는 점”이라며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말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내외가 만찬을 마치고 평화의집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내외가 만찬을 마치고 평화의집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통과 물류 연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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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기업인 중 유일하게 정상 만찬에 초청됐다. 실제 경제협력이 이뤄질 경우 투자의 주체는 기업이다. 문 대통령이 박 회장을 특별히 소개한 이유다. 대한상의는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도 국제산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했다.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간 만찬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가수 조용필씨. [사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페이스북]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간 만찬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가수 조용필씨. [사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페이스북]

박 회장은 만찬에 참가 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과거를 따지자면 할 말이 많겠지만,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다. 마음이 바쁘다”며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립으로 인한 비용도 이제는 없애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아주 단단하게 자리 잡았던 가슴 속 멍에를 들어내 버려야 할 때”라며 “두 정상이 손잡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가득해지는 경험이 바로 그 멍에 때문이지 싶다”고 밝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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