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후임 총리 쿠라이 자치회의 의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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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6일 사임한 마흐무드 압바스 총리의 후임으로 아흐메드 쿠라이(65) 자치의회 의장을 지명했다고 팔레스타인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자치정부를 이끄는 주요 정파인 파타운동 중앙위원회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중앙위원회가 아라파트 수반의 쿠라이 의장 지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쿠라이 의장은 전임자인 압바스 전 총리와 함께 미국.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전면에 나서왔던 팔레스타인 내 '온건파 협상론자'로 알려져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압바스를 대체할 유일한 인물로 쿠라이가 거론돼 왔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언론들은 쿠라이 의장이 조만간 총리직을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은행가 출신인 쿠라이는 1968년 아라파트가 이끄는 파타운동에 가입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93년 오슬로협정 체결 때 압바스 전 총리와 함께 팔레스타인 측 협상 대표로 참여하는 등 공식.비공식 선상에서 협상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BBC는 "쿠라이는 인내심 많고 온건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 측 인사들과도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압바스와는 달리 아라파트에 대항해 권력 투쟁을 벌인 경력이 없는 아라파트의 최측근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단계적 중동평화안(로드맵)이 계속 진행되려면 테러에 맞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차기 팔레스타인 총리는 테러 종식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포스트는 "미국은 쿠라이의 총리직 지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팔레스타인 측에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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