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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험으론 노후 대비 성에 안 차…변액보험 벌써 10조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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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보험에 펀드 기능을 결합한 변액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변액보험 보험료는 6조456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4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변액보험 수입보험료(2조3789억원)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수입보험료가 한 달에 1조원씩 새로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변액보험은 2001년 7월 첫선을 보인 뒤 5년 만에 누적 수입보험료 10조원을 돌파했다.

◆다양해지는 변액보험=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로 펀드를 만들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더 얹어 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최근 보험도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후대비용도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설계사 모집수당, 직원 급여 등)와 위험보험료(보장 등으로 소멸되는 부분)를 빼고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다. 최근 변액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변액보험료로 투자하는 펀드도 다양해지고 있다. 19개 보험사의 변액보험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수가 300여 개에 달할 정도다.

변액보험은 상품별로 투자하는 펀드가 2~7개 있다. 펀드를 바꾸기 어려운 일반 펀드 상품과 달리 변액보험은 하나의 상품 안에 다양한 펀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바뀌면 탄력적으로 펀드를 갈아탈 수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연 12회까지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변액보험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해진 보험료만 꾸준히 내는 것이 보험 고객의 역할이었지만 변액보험 고객은 앞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위험은 없나=변액보험은 보험료 운용 수익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고,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최근엔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이면서 변액보험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생보협회에 공시돼 있는 주식형 상품의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은 -2.03%로 나타났다.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도 수익률이 각각 -0.48%와 -0.11%였으며 채권형만 수익률이 1.10%를 기록했다.

이렇게 수익률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전문가는 상품에 가입할 때 편입 펀드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고 보험계약자의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안정적인 회사를 선택하는 게 필수요건이라고 보험소비자연맹은 밝혔다.

또 변액보험 판매사 자격을 갖추고 펀드에 대한 컨설팅 능력이 있는 전문설계사와 거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사업비와 수수료가 낮고 예정이율이 높은 상품을 고르고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각 회사의 펀드 운용실적은 생보협회 홈페이지(www. klia.or.kr)에 공시된다.

김광배 보험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고객 입장에서 좋은 상품은 보험료에 비해 고객에게 돌아오는 보험금이 많은 것"이라며 "보험회사는 변액보험료 중 얼마를 실제 투자하는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변액연금과 변액종신보험을 제외하고 판매 비중이 43%에 불과한 변액유니버설보험의 투자원금만 공개하기로 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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