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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기념 행사에 드루킹 관여 … 심상정·유시민과 나란히 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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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드루킹 추정 인물(빨간색 원)이 2016년 10월 3일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서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녹색당 관계자(왼쪽부터)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이 행사는 드루킹이 주도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등과 공동 주최했다. [시사타파 TV 캡처]

드루킹 추정 인물(빨간색 원)이 2016년 10월 3일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에서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녹색당 관계자(왼쪽부터)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이 행사는 드루킹이 주도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등과 공동 주최했다. [시사타파 TV 캡처]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모(49·인터넷 필명 드루킹)씨는 그동안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해 왔다.

경공모·정의당·녹색당 공동 주최 #참석자들 “드루킹과 모르는 사이” #경공모 강연에 안희정·노회찬 초빙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5월 대선 전후로 드루킹을 최소 네 차례 이상 만났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대화방에서 지난 1월 “우리가 1년4개월간 문재인 정부를 도우면서 김경수 의원과 관계를 맺은 건 다 아실 것”이라고 적었다.

드루킹은 정치권 인사와 접촉면을 넓히는 통로로 경공모를 활용했다.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기념해 2016년 10월 3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종’ 앞에서 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는 경공모와 국민의 명령, 시민광장,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파주 녹색당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이 행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윤후덕(파주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념사를 했고,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념 강연을 했다. 드루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행사 도중 윤후덕·김종대 의원, 심상정 대표, 유시민 전 장관, 녹색당 관계자와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아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드루킹에 관해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그날 행사는) 고양·파주의 정당과 시민단체에서 공동 주최한 행사고, 정의당 고양시당에서 요청해서 제가 참석했다”며 “그분(드루킹)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도 “(드루킹은) 정의당과 전혀 관련이 없고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당 조직에서 축사를 요청해서 간 것이지, 다른 조직의 초대로 간 게 아니다. (드루킹이) 그날 거기 있었는지도 모르고 서로 인사하거나 이런 것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공모 강연의 강사로 정치인이 초빙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14년 6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사례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도 접근 방법으로 동원됐다. 드루킹은 2010년 7월 20일 트위터로 유시민 전 장관에게 “양력 생일이신데 생일 축하합니다. 음력으로 6월 15일이시니까 7월 26일에 쇠시는지도 모르겠네요”라고 했다. 2012년 9월 9일에는 “존경하는 유시민님, 아는 분을 통해 연락을 드릴 수도 있지만 트윗으로 먼저 청해봅니다”며 강연을 요청했다. 드루킹과의 관계를 묻기 위해 유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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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꾸준히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을 썼던 드루킹은 최근에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 관련 기사나 글을 트위터에 종종 올렸다. 이런 정치인에 대해선 경공모 회원을 동원해 포털사이트에서 많이 본 기사로 만들거나 댓글을 우호적으로 바꾸는 ‘작업’도 했다.

경공모의 내부 자료 ‘모니터 요원 매뉴얼’에는 ‘작업 방법’이라는 항목 아래 “(네이버·다음 뉴스) 메인 1~10위권에 우리가 작업한 기사들을 새로 고침, 서치하면서 다른 세력이 뒤집기를 시도하면 알려 달라”며 “안희정·김경수·김상조·전해철·양정철·정봉주·이재명·추미애 기사 위주로 체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허진·송승환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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