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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랑이 뭐지” 물으면 책 페이지·문장까지 찾아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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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레이 커즈와일

레이 커즈와일

특정 주제에 대한 책과 책 안의 내용을 찾고 싶을 때 지금까진 인터넷에서 관련 책과 논문을 찾아본 뒤 이를 사서 읽거나, 관련 서평을 읽었다. 원하는 주제에 관련된 책을 찾기도 쉽지 않지만,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해당 책을 뒤져 읽는 일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작업을 PC나 스마트폰으로 1초 만에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AI) 덕분이다.

구글이 만든 AI 도서검색 서비스 #미래학자 커즈와일, TED서 소개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2007)를 쓴 미래학자이자 발명가로 유명한 미국의 레이 커즈와일(사진)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8’ 콘퍼런스에 나와 구글이 특정 주제에 대한 책과 그 내용이 담긴 문장을 찾아주는 인공지능 서비스인 ‘톡 투 북스(Talk to Books)’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커즈와일은 현재 구글의 인공지능 부문 임원을 맡고 있다.

톡 투 북스 전용 검색창(https://books.google.com/talktobooks)에 질문을 넣으면 구글의 인공지능이 구글북스에 있는 10만 권에 이르는 책의 모든 문장을 스캔해서, 책과 저자는 물론, 질문에 맞는 적절한 문장과 해당 페이지까지 찾아주는 방식이다. 질문도 평소에 사람에게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런 문장으로 물으면 된다. 구글 인공지능이 ‘자연어’를 이해하고 답을 찾아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뭐냐’라는 질문을 넣으면 ‘…자기애(愛)란 진정한 사랑과 관계가 없다.(329 페이지). 진정한 사랑은 한 사람이 아름다움이나 매력·재능 등과 같은 요소를 소유한 사람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것이다.(330 페이지): 『자율성의 발명: 현대 도덕 철학의 역사』 제롬 시니윈드 지음.’과 같이 답을 해준다. 책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이런 방식으로 찾아준다.

구글의 톡 투 북스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사용은 할 수 있지만, 언어는 아직은 영어로만 검색할 수 있다.

커즈와일은 “톡 투 북스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개발됐기 때문에 자연어를 이해하고, 키워드나 구문보다는 문장 전체의 의미를 찾아서 답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재승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은 “지난 20년간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를 한데 모으는 역할과 정보의 바다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찾아주는 정보 큐레이션 역할을 필요로 했는데, 인공지능이 후자의 역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구글의 서비스는 그 신호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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