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져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선임한 임상혁 변호사는 ‘문화산업 대표 변호사’로 불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갑질 논란에 대한 경찰 수사를 대비해 법무법인 세종의 임 변호사를 선임했다.
임 변호사는 조 전무와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날 오후 9시 5분 대한항공 직원들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 이메일을 보낸 데도 조언했다.
사법연수원 32기인 임 변호사는 미디어 기업과 방송, 인터넷, 게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콘텐트 비즈니스에 관한 법률 분쟁 해결을 주로 맡았다.
임 변호사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건 지난 2009년 동방신기 전속계약 가처분사건을 승소하면서다.
당시 임 변호사는 “계약 기간 13년은 사실상 종신 계약”이라며 전속계약 무효를 주장한 JYJ(김재중·박유천·김준수) 측 법률대리인을 맡아 효력중지가처분이라는 방법을 처음 성공시켰고 결국 계약을 끝낸다는 합의를 끌어냈다.
이후 2016년 박유천 성폭행 혐의 피소 사건과 박유천 동생 박유환의 사실혼 파기 소송도 도맡아 변호했다.
그는 또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저작권 및 중계권 소송에서 국내 게임방송사 측을 대리해 성공적인 조건으로 합의를 성사시켰다. 당시 게임과 관련된 방송에 ‘2차 저작물의 권리가 존재하느냐’를 쟁점으로 전 세계에 게임업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배우 한성주의 전 남자친구가 한성주와 그의 어머니, 오빠 등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낸 소송을 한성주 측의 승리로 이끈 후 “애초에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황당한 사건이었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영화와 드라마 분야에서는 ‘암살’의 표절 논란 소송을 대리해 승소로 이끌었으며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리메이크 계약 과정에도 법률적 도움을 줘 중국 진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회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이 입국을 허락해 달라며 낸 소송을 맡기도 했다. 유승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비자발급거부 취소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항소심에서 패소한 후 대법원 상고를 준비 중이다.
임 변호사는 현재 CJ E&M과 네이버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