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달러 저커버그, 연봉 외 보상금은 890만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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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중앙포토]

저커버그 [중앙포토]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34)의 공식 연봉은 1달러(약 1069원)다. 2013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따라 보너스와 스톡옵션 일절 없이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저커버그가 회사에서 1달러만 가져간다는 뜻은 아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4일 페이스북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회계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저커버그에게 투입된 연봉 외 ‘보상금’이 890만 달러(약 96억2100만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저커버그의 ‘새해 도전 과제’다. 그는 지난해 초 더 많은 사람이 어떻게 살고, 일하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지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알래스카주부터 루이지애나주까지 남북을 횡단할 계획이며, “내 일에서 벗어나 성장하기 위한 개인적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개인적 도전에 보안·경호비용과 전용기 이용료를 댔다. 그 액수만 880만달러다.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집 보안 비용을 포함한 경호비용이 730만달러, 전용기 비용이 150만달러였다. 경호비용은 전년보다 52%나 더 투입됐고, 전용기 비용은 75%나 늘었다.

저커버그는 여행 중 위스콘신주에선 트랙터를 몰았고, 알래스카주에선 원주민과 연어 낚시를 했으며, 몬태나주 글레이셔국립공원에선 강아지를 쓰다듬었다. 오하이오주에선 약물 중독 치료를 받는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선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교회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다. 이런 모습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했다.

이와 같은 민심 탐방 행보는 대통령 출마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고경영자 활동이라고 설명하기엔 어색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저커버그가 거액의 회삿돈을 개인 활동에 썼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회사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회사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또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라는 직책을 갖고 있어 발생하는 안전에 대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커버그의 올해 도전 과제는 증오 발언과 선거 개입 등 페이스북의 자체 문제를 고치는 데 집중하는 것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87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저커버그로선 도전 과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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