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사교육 비율 최고 … 서울, 아이 장래 불안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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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동아시아권 도시 중 유아 대상 사교육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마 서울일 것이다."

한국인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조사 결과는 달랐다. 정답은 서울이 아니라 중국의 상하이였다. 학부모 다섯 명 중 네 명(78.4%)꼴로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서울은 둘째(72.6%)였다.

교육비 규모도 상하이의 경우 월 8만~17만원대를 쓴다는 부모가 가장 많은 데(18.5%) 비해 서울은 5만~10만원대(26.5%)가 최다였다.

사교육의 양상은 달랐다. 상하이 부모의 절반(49.6%)은 아이에게 미술 과외를 시켰다. 그 다음이 영어(37%)-악기(30.2%) 교육이었다. 반면 서울의 부모는 학습지 교육(53%)이 가장 많았다. 미술(16.1%)-영어(11.2%) 교육이 뒤를 이었다.

아이 장래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도 달랐다. '아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서울 부모의 넷 중 셋(76%)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상하이 부모는 절반(50%)만 불안해했다.

교육기업 베네세는 동아시아 5대 도시 학부모에 대한 이 같은 의식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3~6세 아이를 둔 서울.도쿄.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의 학부모 6134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다른 도시의 사교육 비율은 베이징(64.6%)-도쿄(61.7%)- 타이베이(56.4%) 순서였다. 일본 도쿄의 부모들은 다른 도시와 달리 신체활동과 관련된 사교육에 치중했다. 수영(22.5%).스포츠(15.4%).발레(6.7%) 등이 44.6%로 절반가량이나 됐다.

조사에 참여한 이화여대 이기숙 교수는 "사교육으로 어떤 걸 시키느냐는 답변 항목에 서울만 '방문 학습'을 넣을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엔 그런 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녀가 대학원까지 졸업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비율은 중국 베이징이 71%로 가장 높았다. 반면 도쿄는 2.2%에 불과했다. 서울은 절반(46%) 정도였다.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면 좋겠느냐'라는 질문에 서울.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의 부모 모두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란 항목에 가장 많은 수가 긍정했다. 도쿄의 부모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둘째로 많은 응답으로 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의 부모는 '업무능력을 발휘하는 사람', 서울의 부모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 도쿄의 부모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컴퓨터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답한 부모는 서울이 10.5%로 가장 낮았고 도쿄는 그보다 세 배가 넘는 36.6%였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각각 12.7%와 16.2% 수준이었다.

아이들 취침시간은 도쿄가 가장 긴 10시간6분, 서울은 9시간44분이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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