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컬링 '안경선배' 안경 만든 대구 안경공장 사장님의 ' 3가지 착한약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경선배' 안경 수익금 1% 기부 착한약속

안경선배 안경을 만든 대구 팬텀옵티칼 장용찬 사장. 김윤호 기자

안경선배 안경을 만든 대구 팬텀옵티칼 장용찬 사장. 김윤호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갈릭 걸스' 팀킴의 컬링 열풍을 타고 유사품이 나올만큼 뜬 '안경선배' 안경. 이 안경을 만든 50대 대구 안경 공장 사장이 안경선배 안경의 수익금 일부를 평생동안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로 했다.

주인공은 대구 팬텀옵티칼 장용찬(52) 대표다. 그는 1일 "안경 만드는 일을 하는 동안 안경선배 안경을 팔아 번 전체 수익금의 1%를 매년 따로 모아 연말 저소득층 자녀들을 돕는데 내놓겠다. 1%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웃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은정(가운데)이 경기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은정(가운데)이 경기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팬텀옵티칼이 2010년 만든 안경선배 안경은 '플럼(plume)'이라는 모델. 컬링 국가대표인 갈릭 걸스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가 착용하면서 화제가 됐다. 영미 안경으로도 불린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주문이 늘었다.

관련기사

국내 1300여곳의 안경원에 납품이 진행 중이고, 독일·캐나다·일본·중국 등에 수출까지 한다. 판매 수익금의 1%이지만 기부 금액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근거다. 플럼 안경 1점을 사려면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7만~8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안경선배 안경인 플. [사진 팬텀옵티칼]

안경선배 안경인 플. [사진 팬텀옵티칼]

팬텀옵티칼은 대구 북구에 공장이 있다. 260여㎡(80평) 크기로 2001년 8월 설립(전체 직원 17명)됐다. 사실 안경선배 안경이 뜨기 전까진 그리 유명하지 않은 지방의 작은 안경테 제조 공장이었다.

장 대표는 "국가가 주최한 평창동계올림픽. 그리고 컬링 국가대표. 결국 나라에서 안경선배 안경을 뜨게 만든 것"이라며 "나라를 통해 얻은 행복이다. 어려운 이웃들과 조금씩 나누는게 맞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특전사 출신이다. 5년간 장교로 복무 후 대위로 전역했다. 장 대표의 국가관을 엿볼 수 있는 이력이다.

백내장 수술 저소득 노인들 선글라스 선물 약속 

장 대표는 안경선배 안경 수익금 나누기 이외에 두가지 더 착한 약속을 했다. 우선 백내장 수술을 한 저소득 노인들을 돕겠다고 했다. 보통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일정기간 선글라스를 껴야 한다. 그는 "이달부터 우리 공장에서 만드는 선글라스 100개를 대구시를 통해 노인들에게 무상지원하겠다"며 "이후에도 6개월에 한번씩 선글라스를 백내장 수술을 받은 노인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팬텀옵티칼에서 직원들이 안경선배 안경을 조립 중이다. [사진 팬텀옵티칼]

대구 팬텀옵티칼에서 직원들이 안경선배 안경을 조립 중이다. [사진 팬텀옵티칼]

또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평생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장애인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안경선배 안경 공장 사장의 '세가지 착한약속'인 셈이다.

슈퍼맨 안경처럼 김은정 선수는 안경쓰고 빙판 지배

안경선배 안경에 대해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슈퍼맨 클라크 켄트는 세상을 구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안경을 쓰지만 빙판 위의 영웅인 김은정은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올림픽에 (안경선배 안경이) 가장 상징적인 패션 액세서리가 됐다.'고 했고, 일본 스포츠호치는 '안경이 트레이드마크인 김은정-.'이라고 보도했다.

 안경선배 안경을 만든 대구 팬텀옵티칼 장용찬 사장. 김윤호 기자

안경선배 안경을 만든 대구 팬텀옵티칼 장용찬 사장. 김윤호 기자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딴 컬링 여성 국가대표는 모두 성(姓)이 같다. 김씨다. '영미 가즈아'라는 것으로 유명한 김영미 선수와 김영미 선수의 경북 의성여고 동창 '안경선배' 김은정 선수, 김영미 선수의 동생인 김경애 선수, 김경애 선수의 친구인 김선영 선수는 지난 2007년부터 경북 의성군에서 취미로 컬링을 시작했다고 한다. 의성군의 특산물은 마늘. 이들을 마늘에 빗대 '갈릭 걸즈'라고 부르는 이유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