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형 범죄 소탕 … 영국판 FBI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영국판 FBI(미 연방수사국)가 뜬다. 영국 가디언지는 2일 중대 조직 범죄청(SOCA.Serious and Organized Crime Agency)이라고 이름 붙여진 새로운 기관이 3일 공식 발족한다고 보도했다. SOCA는 마약 밀매나 인신매매, 화폐 위조와 같은 대형 조직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야심차게 조직한 기구. 우선 인신매매나 마약 밀매로 막대한 돈을 번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수백 명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6월 개막하는 독일 월드컵 축구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관련한 조직범죄에도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SOCA의 조직은 FBI 못지않은 정예 요원으로 구성된다. 국립범죄수사대(NCS)와 국립범죄정보처(NCIS)는 물론 세관과 내무부의 이민 업무 출신 전문가들을 한데 모았다. 전직 경관 수백 명을 포함해 전체 인력도 4000여 명에 달한다. 영국 내 43곳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1년 예산은 4억 파운드(약 6700억원). 140여 명의 요원이 해외에 주재하면서 세계 각국의 사법당국과 사상 유례없이 강도 높은 공조수사를 펼칠 계획이다.

초대 청장은 국내정보국인 MI5를 이끌었던 스티븐 랜더 경이 맡았다. 랜더 청장은 "SOCA는 미국 마약단속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사법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화 추세와 인터넷의 확산 등으로 인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범죄사업을 벌이는 게 훨씬 쉬워졌다"며 "이는 그만큼 국제 공조수사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OCA는 또 그동안 편법으로 운용돼 오던 미국식 '플리 바겐(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감형해 주는 것)'을 합법적인 수사기법으로 활용하면서 좀 더 공세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