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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부동산 돋보기] 당첨 좌우하는 청약가점제···무주택 기간 만30세부터 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존 집값이 크게 오른 반면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수도권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기존 집값이 크게 오른 반면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수도권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장기간 상승하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의 고민이 커졌다. 집값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집을 샀다가 손해를 볼지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청약가점제가 청약 당락 좌우 #부양가족수·무주택기간 기준 복잡 #통장 등 활용해 당첨확률 높일 수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 장세에서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뭘까.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매입가를 낮추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분양시장을 노크해보는 것이 한 대안이다. 요즘 아파트 분양가는 인기 지역일수록 주변 시세보다  낮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시장이 저렴한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개포 주공 8단지 등 인기 지역 청약 열풍은 단지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로또 구매심리로만 볼 게 아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구매하려는 심리로도 볼 수 있다.

원한다고 누구나 인기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다. 요즘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영주택은 대체로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에게 먼저 당첨 기회를 준다. 수시로 바뀌는 복잡한 청약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인내력을 갖고 꾸준히 청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영주택 대부분 청약가점으로 분양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내 인기 지역에서 청약 1순위가 돼야 당첨될 수 있다. 1순위가 되기 위해서는 통장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이고, 한 채 이하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 세대주는 물론 세대원 전원이 5년 이내 당첨된 적이 없어야 한다. 최근 서울과 과천 같은 곳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 요건도 갖춰야 한다.

민영주택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청약 가점제는 총 84점이다. 이중 가장 가점이 높은 항목이 부양가족(35점)이고 그다음이 무주택기간(32점), 통장가입 기간(17점)순이다. 부양가족은 한명이 늘어날 때마다 5점씩 올라간다. 주의해야 할 것은 같은 부양가족 중 자녀의 경우 다자녀 특별공급과는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다.
다자녀(3명 이상) 특별공급은 자녀가 미성년자이어야 하지만 청약가점제에 따른 일반 분양에서는 30세 이상 자녀도 포함할 수 있다. 다만 입주자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최근 ‘1년 이상’ 부모와 동일한 주민등록표에 등재되어 있어야 한다. 노부모도 부양가족 수에 포함되나 주민등록표 등재 ‘3년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일반인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대목이 무주택 항목이다. 무주택 기간은 청약통장가입자가 만 30세가 되는 날부터 산정한다. 30세 이하에 결혼한 경우 혼인관계증명서에 혼인신고일로 등재된 날이 기준일이다.

소형·저가 주택 보유자는 집을 갖고 있어도 무주택자로 인정된다. 가령 전용면적 60㎡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8000만원(수도권은 1억3000만원) 이하 주택 1채를 보유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택소유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의 공유지분자도 포함된다. 자녀에게 공동명의로 보유주택을 증여할 경우 자녀의 당첨기회가 멀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다만 상속으로 공유지분을 취득한 사실이 판명되어 주택업체로부터 부적격자로 통보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지분을 처분한 경우는 제외된다.

무허가건물이나 오피스텔 보유자 역시 청약할 때 유주택자로 보지 않는다. 청약가점제상 60세 이상의 노부모가 주택을 가진 경우도 주택 소유에서 제외된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통장 종류, 금액, 가입자 명의변경을 한 경우에도 최초 가입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가점보다 우선하는 특별공급

다자녀,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등 특별 공급은 건립 가구 수의 각 10% 안팎에서 우선 당첨기회를 주는 제도다.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은 65세 이상의 노부모를 3년 이상 계속 부양(주민등록표 등재)해야 혜택을 준다. 세대주 본인뿐만 아니라 노부모까지 무주택자라는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부모 주택은 신경 쓰지 않는 청약가점제와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공공분양에서는 다자녀와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자격에선 소득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민영주택은 큰 제한이 없다.

신혼부부만을 위한 별도의 주택이 나온다. 하반기 이후 공급될 ‘신혼희망타운’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총 7만 가구를 신혼부부 특별 공급분으로 내놓는다. 지역도 수서역세권, 과천 지식정보타운, 과천 주암, 위례신도시, 성남 복정 등 알짜 단지가 대거 포함된 데다 분양가도 시세의 80% 선으로 저렴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소득 기준이 까다롭다. 정부는 지난해 주거복지로드맵 발표를 통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기준을 현재 ‘혼인 5년 이내 유자녀’ 무주택 가구에서 앞으로 ‘혼인 7년 이내 무자녀’로 완화키로 했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하지만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맞벌이는 120%) 이하’ 소득 기준은 그대로 뒀다. 3인 가구 이하 맞벌이의 경우 세전 월 586만원으로 연 소득 약 7000만원이 상한선이다. 소득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 육아휴직 기간을 활용해 청약 시기를 조절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청약통장 리모델링도 대안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가점이 낮은 사람은 청약통장 증액을 검토해볼 만하다. 전용면적 85㎡(33평형) 이하는 투기과열지구에선 10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5%를 가점제로 공급하므로 젊은 층이나 유주택자는 당첨되기 어렵다.

하지만 전용면적 85㎡ 초과는 투기과열지구에서 5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30%가 각각 가점제 배정 물량이다. 따라서 추점제 물량이 많은 중대형을 청약할 수 있도록 통장 금액을 늘리는 것이 좋다.

요즘 일부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청약예금 통장으로 변경할까 고민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 분양가가 싼 일반 공급분이 쏟아지면서 나타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무조건 통장을 변경하기보다는 자신의 청약가점을 계산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무주택세대주로 저축통장에 장기간 꼬박꼬박 돈을 불입했더라도 부양가족 수가 많지 않아 가점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청약저축 몫인 공공분양 주택을 1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청약통장 명의 변경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즉 통장 가입자 명의는 가입자가 사망한 뒤 이를 상속인 명의로 변경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경할 수 없다.

당첨 못지않게 중요한 자금조달

아파트 분양가가 9억 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당첨자 스스로 중도금을 신용대출 등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추첨제 물량이 많은 중대형을 청약할 경우 분양가가 그만큼 비싸므로 청약 전 반드시 자금조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매제한이 대폭 강화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택지지구 등 인기 지역에서는 대부분 입주 전 분양권을 되팔 수 없다. 다만 분양권 일부를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경우는 허용된다. 가령 세대주가 아파트를 당첨 받아 입주 전 부부 공동 명의로 등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박원갑

박원갑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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