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평소에 ‘예쁘다’며 끌어안아” 추가 폭로 나와

중앙일보

입력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열흘 만에 재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열흘 만에 재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주변인들에게 불쾌한 신체접촉 등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다.

안 전 지사의 민주당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일부 구성원의 모임인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25일 “김지은씨의 미투 이후,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운운하는 2차 가해는 수없이 목격했으나 ‘가해자의 평소 행실’을 묻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2명의 피해자 제보를 공개했다.

“‘예쁘다’며 끌어당겨 안았습니다”

A씨는 “안 전 지사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을 때 그가 저를 너무 빤히 쳐다봐서 ‘그렇게 보시면 민망하다’고 말했는데도 안 전 지사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예쁘다’고 말하며 저의 어깨를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안았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행위에 당황했고, 어떠한 표현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 동료들에게는 오지 않았던 개인적인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기도 했고, 공적으로 엮인 저에게 ‘아가야’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손잡는 일이 많았습니다”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안 전 지사가 평소 저를 빤히 쳐다보거나, 손이나 손목을 잡는 일이 많았다. 자신의 머리 스타일을 만져달라고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편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 일까지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웃어넘기려 했다는 B씨는 “어느 날 식사 자리에서 안 전 지사가 저보고 옆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제가 조금 긴장해서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불편하게 앉았는데, 그가 ‘편하게 앉아’라고 말하며 제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찰싹’ 소리가 날 정도의 터치였는데, 그 당시의 불편했던 감정이 오래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 두 사례 외에도 추가로 접수된 피해 사례들도 있다”며 “이와 같이 안 전 지사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저희에게 제보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안 전 지사는 2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이튿날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안 전 지사는 “합의에 따라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업무상 위력을 동원한 성관계라는 김씨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두 사람의 관계가 신분상 수직적인 상하‧서열 관계였으며 김씨가 안 전 지사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등을 분석해 영장 범죄사실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장심사에서도 ‘업무상 위력’이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이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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