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축구"88메달전선 이상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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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88축구대표팀이 실망스런 첫선을 보였다.
박종환(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88대표팀은 본격강훈 약2주일만인 6일 동대문구장에서 아시안컵출전 대표팀파 첫 평가전을 벌여 졸전끝에 1-1 무승부를기록, 오는 16일 개막되는 제17회 대통령배국제축구대회는 물론 불과 3개월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서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면모를 드러냈다.
88대표팀은 이날 대학선수주축의 아시안컵대표팀을맞아 매끄러운 조직플레이는 거의없이 우세한개인기에 의존한 우격다짐식의 정면강공으로 일관, 경기장을 가득메운 3만여 팬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이겨야한다」는 단순한 심리적부담감의 노예가 된채 농도짙은 전략을 실험해 보려는 평가전 본연의 뜻을 살리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는것이 관전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수전환, 스위치 플레이, 그리고 태클등의 수준은 종래에 비해 아무런 진보가 없었고 더우기 문전처리의 미숙, 세트플레이의 허술함등 고질적인 한국축구의 약점을 조금도 극복하지 못한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같이「박종환 축구」가 수렁에 빠져있는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간에 아직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때문.
박감독은 전매특허격인 기동성위주의「힘의축구」에 집착하고있는 반면, 대부분 20대후반인 프로출신의 노장주전선수들은 지난 86년 멕시코 월드컵대회때 보여준 강연 (강연) 병용의 이른바 김정남 (김정남) 스타일의 축구에 더 애착을 느끼고있는 것이다. 종전 김정남감독의 자율축구에 익숙해있는 노장선수들로선 어린선수들에게나먹혀들수있는 스파르타식 훈련과「30분질주」의 플레이가 못마당할수밖에 없고 이때문에 상·하간에 내연하는 심리  갈등이 팀웍조성에 장애가 되고있음은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상선수가 많은것도 전력약화 요인의 하나. 현 멤버중 주전 정해원 (정해원) 김주성 (김주성) 등 무려 7명이나 부상중이어서 팀플레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기간동안 훈련방식의 일대전환을 꾀하는 한편 부상선수의 빠른 회복과 합류가 이뤄져야 88팀은 되살아날수 있을것 같다.
박병주 (박병주) 서울신탁은감독은『이제는 스파르타식훈련보다는 자울훈련으로 갖고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는 작업이 중요할줄안다』고 말하고『무엇보다 이들에게 심신의 안정감을 찾게 해주는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함흥철 (함흥철) 전대표팀감독은『먼저 선수들에게 국가적인 소명의식을 심어주는게 코칭스태프가 해야할 일』이라면서 『이점에서 자율훈련을 권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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