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로 위치추적…” 위기의 실종자 구해낸 베테랑 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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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경사(좌)와 이완형 경위(우). [사진 청양경찰서]

전용기 경사(좌)와 이완형 경위(우). [사진 청양경찰서]

한밤 중 개 짖는 소리로 위험에 처한 20대 남성을 찾아낸 경찰관들이 있다. 충남 청양경찰서 비봉파출소 이완형(57) 경위와 전용기(46) 경사다.

16일 충남 청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회식하고 함께 귀가하던 친구 한 명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친구들끼리 회식을 하고, 같이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청양군 비봉면 인근에서 만취한 A씨(24)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 어디론가 달려갔다는 것이다.

다급해진 친구들이 A씨를 찾기 위해 주변을 1시간가량 헤했지만 실패해 결국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A씨가 술에 많이 취한 데다 비까지 내리고 있어 시간을 지체할 경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비봉파출소 이 경위와 전 경사는 즉시 인근 하천 등을 돌아봤지만, 주변이 너무 어두워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적막을 깨고, 산기슭 사이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이 경위와 전 경사는 오랜 수사를 통해 체득한 경험으로 개 짖는 곳에 A씨가 있음을 직감했다.

과거에도 산으로 달아난 범인을 추적하는데 개 짖는 소리가 역할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위와 전 경사는 개가 있는 곳 주변을 집중 수색했고, 30분 만에 빗물에 젖어 떨고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다행히 A씨는 크게 다친 곳이 없었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이 경위는 “늦은 밤 시골에서 개가 짖어 낯선 사람이 개 주변에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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