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 김승연 회장 - 김인식 감독, WBC 4강 기념 환영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한 때 몸이 불편했던 저를 믿고 한화 이글스 사령탑으로 밀어주신 회장님께 감사하다."(김인식 감독)

김 회장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을 달성한 김 감독이 27일 밤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륨에서 만났다. 이날 한화가 WBC에서 활약한 한화 소속 야구 국가대표를 위해 마련한 환영회 자리에서다. 이 환영회에는 한화그룹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한화이글스 선수단 등 모두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이 특별히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김 감독이 보여준 '믿음 야구'가 그룹의 기업정신인 '의리 경영'과 일맥 상통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신용과 의리를 바탕으로 한 김 감독의 휴먼 야구야말로 우리 기업의 정신을 잘 실천한 사례"라고 말했다. 조성민.지연규 등 부상으로 은퇴한 선수들을 잘 다독여 거뜬히 재활시킨 김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김 회장이야말로 재활용 전문 경영인"이라고 화답했다. 2004년 말 자신이 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으나 구단주인 김 회장이 믿고 팀을 맡긴 것에 대한 감사표시다. 재활훈련을 통해 자리에서 일어난 김 감독은 이듬해 꼴찌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다. 김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았는데, 회장님의 성원을 받고 나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겠다"며 웃었다.

한화에 따르면 '신용과 의리'는 그룹 창업 시절부터 한화인의 제1 덕목으로 이어져 온 경영철학이라는 것. 김 회장 본인도 '의리파 총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따뜻한 일화를 많이 남겼다. 1999년에는 유승안 당시 한화이글스 감독의 부인이 급성 백혈병으로 입원하자 병원을 직접 찾아가 담당의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꼭 낫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98년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에 넘길 때에는 "인수대금은 깎아도 좋으니 고용승계를 계약 조건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