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집 팔았나…수도권 1~2월 주택 거래량 43%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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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에 수도권에서 거래된 주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은 같은 기간 주택 거래량이 8% 가까이 줄었다.

2월 전국 매매량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 #수도권은 42.4%, 1~2월 누계는 42.9% 급증 #4월 양도세 중과 앞두고 다주택자 움직인 듯 #지방은 공급과잉·구조조정 영향 거래 감소 #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6만967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2월 주택 거래량 증가율은 2011년(7.7%) 이후 최고치다. 1~2월 전국 주택 누계 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12만2915건)보다 14.8% 늘어난 14만33건이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특히 수도권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은 4만538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2.4% 증가했다. 1~2월을 합쳐서 보면 7만786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9% 늘었다. 반면 지방은 2월 거래량이 2만914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8% 감소했다. 1~2월 누계(6만2167건)로는 7.9%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2월 아파트 거래량은 4만9366건으로 전년 같은 달 보다 22.1% 증가했다.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주택은 각각 9%(1만2112건), 15.7%(8201건) 감소했다. 1~2월을 합치면 아파트 거래량(9만6891건)은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었다. 연립·다세대(2만5297건)는 3.5% 증가했고, 단독·다가구(1만7845건)는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전·월세 거래량은 수도권(-7.3%)과 지방(-7.1%)이 모두 줄면서 전년 같은 달보다는 7.3% 감소했지만, 1월보다는 9.7% 증가했다. 1~2월 누계 전·월세 거래량은 31만4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0.4%로 전년 동월(43%)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 매매, 전·월세 거래량은 각 월에 신고(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된 자료를 집계한 것이다. 다시 말해 2월 거래량은 12~1월에 거래된 것도 포함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12~2월은 전통적 비수기로 통한다. 그런데도 수도권에서 주택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4월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대거 내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초 거래가 위축된 기저효과도 있지만, 4월 양도세 중과세 시행 전에 똘똘한 집 한 채로 옮겨간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지난해 말부터 거래량이 늘고 있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거래가 매우 위축됐다”며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하락 추세로 돌아선 곳을 포함해 남부 지역의 자동차·조선산업이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지방의 구매력이 하락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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