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 주석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화해협력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점을 적극 지지하며 북ㆍ미대화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한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 큰 진전이 이뤄지고 북ㆍ미간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며 한국의 중재 노력을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ㆍ중 양국은 한반도 중대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하며 앞으로도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문 대통령이 (정 실장 방미가 끝나자마자) 특사를 파견해 소통함으로써 중ㆍ한 관계를 중시함을 보여준 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시 주석에게 전한 뒤 방북ㆍ방미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정 실장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와 시진핑 주석의 각별한 지도 덕분이라고 문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는 미ㆍ북간 대화를 통해 1차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중국 입장도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왕이 외교부장과도 만나 한반도 문제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이날 접견 방식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시 주석은 테이블 중앙 상석에 앉은 반면 정 실장은 그보다 격이 떨어지는 하석에 앉아 외견상 정 실장이 시 주석 주재의 업무 회의에 참석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때와 똑같은 자리 배치였다. 당시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던 때라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을 고의로 하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 주석과 정 실장의 면담 모양새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사단이 만났을 당시 모습과도 확연히 달랐다.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 실장을 접견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을 자신과 대등한 위치에 앉혔다.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또 시 주석이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가지고 방중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일행과 면담할 때의 자리 배치와도 대조된다. 당시 시 주석은 니카이 간사장과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마주 앉은 채 면담을 진행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