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폭로’ 김지은씨가 전한 손편지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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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공=연합뉴스]

[중앙포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공=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12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배포한 편지에서 “저를 비롯한 제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며 “더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서“예상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힘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면서 “다만 제 가족들에 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 주시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 부디 함께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9일 청취한 안 전 지사와 김씨의 진술 내용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들 당사자의 진술과 함께 김씨가 지난달 25일 마지막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마포의 한 오피스텔 건물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CCTV 등 증거물을 비교‧분석하면서 혐의 여부와 추가 조사 필요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진술의 신빙성 확인 등을 위해 안 전 지사와 김씨 주변 인물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김지은씨의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김지은입니다.
먼저 미약한 제게 관심과 응원으로 힘을 보태주시는 많은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주신 도움 잊지 않겠습니다.
그제는 차분히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진실만을 말씀드렸습니다.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들이 있어 다시 한번 용기내 편지를 올립니다.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제 어려움에 자신의 일상을 뒤로하고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과 몇몇 활동가님들만 함께 계실 뿐입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신으로 리더의 정치관을 선택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캠프에 참여했고,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은 도려내고 싶은 시간으로 기억될 뿐입니다.
잊고 싶고, 말할 수 없던 그 힘겨웠던 기억들이 지난 2월 말 다시 일어났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습니다.
그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습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습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힘이 듭니다.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언론에 노출되는 뉴스만으로도 벅찹니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여러 모습으로 가해지는 압박과 위협 속에서도 함게 해주시는 많은 분들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습니다.
부디 함께 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8.3.11.
김지은 올림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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