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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여파 분석 미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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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호 30면

독자 옴부즈맨 코너

3월 4일 자 1면과 10~11면은 19조원에 이르는 정부 연구개발(R&D) 지원금의 운영 부조리가 심각한 현 상황을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연구개발에 관련된 사안들은 일반인들이 잘 알 수 없는 분야라서 잘못이 있어도 뭐가 뭔지 모르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서 경종을 울려 주었다. 정부 지원을 받은 교수가 연구논문에 자신의 자녀를 제1저자로 끼워 넣는 경우가 성행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동안 정부 지원금 횡령 등의 여러 가지 부정이 종종 보도되었는데 자녀를 논문 공동저자에 포함시킨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부정이다. 지원금을 따내기만 하면 마치 물 쓰듯이 낭비하고, 그것도 많이 배운 사람들이 그러하니 피땀 흘려 벌어서 낸 세금이 정말 아깝다. 미국에 비해 관대한 지원금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도 문제다. 연구부정 행위로 판정되면 지원금 환수에 그칠 게 아니라 고발 등 더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근절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SUNDAY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공동으로 정부의 연구개발 성과를 분석한 11면 기사는 연구비 지원의 목적을 살릴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한 것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1면, 21면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 강화에 따른 미국 경제계와 EU, 중국 등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알루미늄·철강·화학 등 보호무역 관세 부과로 찬반이 엇갈리는 미국 내 7개 경제계의 반응을 상세히 전하고 EU의 반발과 중국의 비판 등을 살펴봤다. 그런데 한국에 관한 내용은 끝부분에 철강업계의 코멘트로 그쳐 소홀히 다뤄진 느낌이다. 중국과 EU가 워낙 큰 무역 상대이니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미국의 움직임이 우리 업계와 경제에 미칠 파장과 이를 최소화할 기업·정부의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는 게 EU와 중국 동향보다 앞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18면 ‘청년상인의 힘’은 창업한 젊은이들이 열정을 쏟아 치열한 생존 경쟁을 뚫고 성공한 현장을 찾아가 직접 들어본 그들의 이야기다. 취업난, 청년 실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될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줄, 좋은 기획이었다. 다만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고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큰 교훈이 될 터인데도 ‘노력’‘고민’ 등으로 간단히 언급하고 성공 결과에만 치우친 면이 아쉽다.

 27면 ‘과학책의 어제와 오늘’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분야가 다른 여러 책을 한 지면에 나열하는 일반적인 책 소개 방식과는 달리 과학 분야에만 집중해서 그 중요성, 판매 추세, 저자의 움직임, 전망 등 몇 년 사이의 변화를 출판평론가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과학맹’이 읽어 볼 만한 도서까지 추천해 줘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본부 부사장, 한국PR협회 부회장 역임. 전·현직 주요 대기업 홍보책임자들의 모임인 한국CCO 클럽 대표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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