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진사퇴’ 밝히고서는…사직서 안 낸 김태훈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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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교수. [뉴스1]

김태훈 교수. [뉴스1]

제자 성폭행 의혹을 빚은 김태훈(52)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소속사 액터컴퍼니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공식 입장 발표 후 9일이 지났지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해도 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사표를 수리하면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학교 차원에서 처벌을 할 수 없다”며 “설사 김 교수가 사직서를 내도 당분간 수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대는 2일과 13일 성폭력조사위원회를 열었다. 이 관계자는 “면밀하게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 문제가 드러나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7일 불거졌다. 이날 페이스북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지에 익명으로 ‘배우 겸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K교수의 성폭행’ 폭로글이 올라와서다. 다음날 피해자가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김 교수의 실명을 공개했다. 같은날 또 다른 피해자는 “2015년 논문 지도 교수였던 김 교수가 차 안에서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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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김 교수와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가 된 박병수 전 겸임교수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이 학과 교수들은 ‘김태훈 교수는 교육자로서 품위를 상실했다.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 교수의 강의는 다른 교수들로 대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겸임교수에 대해서도 ‘지난 학기로 임용이 끝난 상태로 2016년 1학기 수업에서 배제돼 있다. 앞으로도 본 학과의 강단에 서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당사자에게 공식적으로 해명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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