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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철강 25%관세 서명…한국은 면제 대상에 미포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트럼프, 철강ㆍ알루미늄 관세부과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면제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내 철강ㆍ알루미늄업체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내 철강ㆍ알루미늄업체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관련 미국업체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부과 행정명령을 발효시켰다. 이 명령은 15일 이후에 시행되고,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게 된다.

캐나다ㆍ멕시코는 관세 대상에서 면제 #15일 뒤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 #김현종 본부장 "15일동안 국가면제 추진"

25% 관세에 더해 철강제품 총수입은 1330만t 이상을 넘기지 않으면서, 미국내 철강회사 가동률을 73%에서 80%까지 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 산업이 외국의 공격적인 무역관행들에 의해 파괴됐으며, 그것은 정말 우리나라에 대한 공격”이라며 “위대한 국가 건설을 위해 열성을 다한 노동자들은 배신당했다. 그러나 그 배신은 이제 끝”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의 동맹이었다”며 통상전쟁에서는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예상대로 면제 처분을 받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두고 제외됐기 때문에 당장은 한숨을 돌렸지만, NAFTA 재협상을 불리한 처지에서 진행해야해 여전히 큰 부담을 안고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부과에 영향을 받는 모든 국가에 대해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할 수 있다면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15일 이내에 대안을 가져오라”고 밝혔다.

한국은 한미 안보 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지렛대를 활용해 예외를 인정받을 가능성을 조심히 예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한국에 대해 “무역에서는 동맹이 아니다”라고 못박은 상태라 기대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의 동맹이었다”고 지적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마련하고 “우리는 동맹국이기 때문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적용하는 232조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남은 15일 동안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며 “국가면제가 여의치 않으면 15일 이후 상품별 제외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앨러바마주 현대차 공장의 70만대 생산에 필요한 철강 가운데 70%를 한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데, 여기에 쓰이는 컬러강판을 면제대상으로 요청할만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앞으로 유럽ㆍ일본ㆍ한국 등의 동맹국들이 관세 면제를 요청해올 가능성이 크다”며 “미 상무부는 한국이 값싼 중국산 철강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는 주범으로 보고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가와 공조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2002년 부시정부에서도 철강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했는데 철강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2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벌써부터 철강 가격이 10∼20% 오르고 있는 상황을 잘 이용해 주판알을 튕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중국에 미국차를 수출하면 25%의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데, 중국차에 미국에 들어올 때는 2.5%만 부담한다”면서 “10배의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이 수십년간 지속돼 왔다”며 국민감정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그는 “ 중국에 미국의 무역적자를 연간 10억달러 감축하는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두고봐야겠다”고 밝혀 핵심 타깃인 중국과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암시했다.

뉴욕ㆍ워싱턴=심재우ㆍ정효식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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