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언제까지 후진국형 안전사고인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우선 롯데 측의 대처가 너무 안이했다. 이번 행사는 자체 안전사고에서 비롯된 일종의 사과성 이벤트였다. 그럼에도 안전사고에 대비하라는 경찰의 공문을 무시하고, 경찰력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것이 뻔한 상황인데도, '설마…'하는 생각이 빚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다. 최소한 인터넷 추첨 등을 통해 인파를 분산시키기라도 했어야 했다. 지난해 가을 11명이 압사한 상주 참사 같은 대형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의 질서의식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대기번호 뽑기나 한줄 서기 등으로 전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고쳐야 할 점이 많다. 외국처럼 유치원부터 질서교육을 강화해 '질서는 편하고 좋은 것'이란 사실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또 차제에 '공짜 심리'를 이용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생색을 내보려는 식의 이벤트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같은 후진국형 사고를 졸업하지 못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도 선진국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