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아시아"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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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에서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바이 아시아(Buy Asia)'를 계속하고 있다.

4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3일째 주식을 샀다. 이날 2천1백억원을 포함해 외국인들이 13일간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한 주식은 총 2조4천억원 어치다. 외국인들이 연속으로 순매수한 기록 중 역대 3위 규모(금액기준)다.

지난 5월 말부터 17일간 이어졌던 2위 기록(2조7천억원)과는 불과 3천억원 차이다.

장기 불황으로 고생했던 일본 증시엔 외국인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외국인들이 올 들어 일본 증시에서 40조원 어치의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매수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5월 일본 증시에서 7조원어치를 산 데 이어 6월 11조원, 7월 17조원어치를 샀다.

IT 산업이 주력인 대만에서도 반도체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등에 힘입어 외국인들이 올 들어 한국에서 산 것보다 많은 11조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아시아 주요국에 고루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는 것은 이 지역의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확신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도 글로벌 펀드들의 '바이 아시아'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오르면서 해외 뮤추얼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경기 전망이 좋고 시가총액이 큰 한국.대만.일본 등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매수가 계속될지는 향후 뮤추얼펀드로 얼마나 많은 돈이 유입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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