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PC… 컴퓨터 없어도 된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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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TV 서비스가 연내 실시될 것 같다. 이메일, 온라인 검색 등을 거실 tv로 할 수 있어 굳이 집에 컴퓨터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게 된다. 리모컨을 조작해 간단히 이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메일, 온라인게임, 인터넷 검색 등은 지금까지 PC로만 이용할 수 있다. 집에서 이를 하자면 굳이 안방까지 가서 컴퓨터를 부팅해야 한다. 하지만 올 하반기쯤이면 거실에서 TV 화면을 보며 간단히 이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연내 인터넷 TV(IP TV)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IP(Internet Protocol) TV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지상파 방송은 물론 주문형 비디오(VOD), 프로그램 프로바이더(PP)가 공급하는 프로그램 등을 DVD급 고화질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 동영상, 온라인게임 등 PC기반 인터넷 콘텐츠도 TV 화면을 보며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작도 누워서 떡먹기다. 컴퓨터로 이들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일일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해야 해 번거롭다. 하지만 IP TV로 이용할 경우 간단히 리모컨만 누르면 된다. 화면에 표시된 방송.게임 등의 아이콘을 리모컨으로 클릭해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보는 식이다.

TV가 컴퓨터 이상의 역할을 하므로 집안에 굳이 거추장스런 데스크톱PC를 두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IP TV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TV 포털', KT는 'IP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각각 서비스 한다. 하나로텔레콤은 'TV 포털' 서비스를 위해 방송.VOD.부가서비스.거래형서비스 등을 준비해두고 있다. 방송은 기존 지상파 채널은 물론 PP가 공급하는 골프.레저.교육 등 프로그램도 서비스한다.

회사 관계자는 "IP TV는 DVD급 화질과 CD급 음질로 한층 개선된 방송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채널을 발굴해야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 외국 방송사의 프로그램 공급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VOD는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영화에 한정됐던 기존 서비스를 애니메이션.교육 등 영역을 넓혀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위해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VOD 서비스 전문 업체인 셀런TV를 인수했다.

KT의 'IP 미디어'는 크게 양방향서비스와 영상서비스로 나뉜다. 지난해 말 이미 서비스 소개를 위한 시연회도 했다. KT는 시연회에서 양방향 서비스 12가지와 영상서비스 12개 채널을 각각 선보였다.

양방향서비스는 메일 체크, 문자 전송, 금융.주식 거래 등 컴퓨터로 이용하던 대부분의 서비스를 TV 리모컨만 간단히 조작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주식거래.피자주문 등도 리모컨으로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방송 채널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KT는 서울 강남.신촌.목동, 경기 분당에 거주하는 이 회사 임직원 30명을 대상으로 IP 미디어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IP 미디어가 상용화되면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물론이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IP 미디어 상용화를 위해 올해 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IP 포털 서비스를 위해 셀런TV를 인수하는 데만 55억 원을 들였다. 올해 안에 추가 투자를 통해 60억 원인 이 회사의 자본금을 26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셋톱박스 등 관련 산업 육성과 디지털 콘텐츠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2012년이면 시장규모가 13조원에 이를 것이고 7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하나로텔레콤 등 사업자들은 이미 대부분의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다. 기술력과 다른 나라의 상용화 사례 등에 비춰 이들 업체는 시장성을 확신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연내 이뤄지려면 그러나 한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통신사업자가 방송 콘텐츠를 서비스 할 수 없다는 규제가 풀려야 한다.

방송위원회는 IP TV가 케이블 TV와 같은 방송 영역이기 때문에 방송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는 기술 발전에 힘입은 확장된 통신 서비스여서 당연히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조만간 정부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케이블TV 업계가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인터넷 전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IP TV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TV처럼 실시간 방송은 하지 않는다.VOD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서로 영역을 확장해 윈윈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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