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재협상’ 멕시코, 미국 대신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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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옥수수에 대한 품질 검사를 하고 있는 한 멕시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산 옥수수에 대한 품질 검사를 하고 있는 한 멕시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중인 멕시코가 미국산(産) 대신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을 최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외신 “멕시코,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 10배 늘려…미국산 의존도 낮추려는 의도”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멕시코 농수산물 정보시스템(SIAP)을 인용, 지난해 멕시코가 브라질산 옥수수를 58만3000t 가량 수입하는 등 전년도(2016년) 대비 수입량을 10배 가량 늘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멕시코의 이같은 수입은 지난해 마지막 분기(9~12월)에 이뤄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NAFTA 재협상 개정 의지를 밝힌 이후 미국산 옥수수 수입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1월 멕시코의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량은 ‘제로’에 그쳤지만 1년만인 올해 1월 수입량은 10만t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멕시코는 미국산 옥수수·대두의 최대 수입국으로 꼽혔다. 지난해 수입량만 1470만t으로, 브라질산 수입량의 25배였다. 앞서 지난해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미국이 NAFTA 협상을 종료할 것을 우려해 자국 수입업체에 남미산 옥수수를 대체 수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멕시코 곡물업체인 그라모사 그룹 관계자는 “NAFTA 재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브라질 혹은 아르헨티나로부터 옥수수를 (대체)수입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장관. [중앙포토]

소니 퍼듀 미 농무부장관. [중앙포토]

하지만 미국산 옥수수 수입은 여전히 증가세다. 지난해 가뭄 때문에 자국 생산량이 저조했던 멕시코가 미국산 옥수수 수입을 전년 대비 6..6% 가량 늘렸기 대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대(對)멕시코 옥수수 수출에 있어 브라질을 위협적으로 보지 않는다. 지리적 이점과 유통망 등에 있어 우리가 이점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질 재계에서는 정부에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FTA 체결시 제조품 수출이 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브라질의 일곱번째 수출 대상국이다. 지난 2016년 수출액은 38억 달러(4조원)를 기록했다. 수출품목 80% 가량이 자동차 부품 등 제조품이었다.

멕시코 역시 이를 반긴다. 특히 미국의 NAFTA 재협상 방침 발표 이후 태평양동맹(PA)·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무역협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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