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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가 현실로?"…제주에 가상현실 테마파크 속속 등장

중앙일보

입력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피용~" 미사일을 쏘자 "콰앙~" 소리가 났다. 상대방 카트에 미사일이 명중하자 나는 소리다. 미사일에 맞은 차는 5초간 움직이지 못하는 ‘통제 불능’이 됐다. 물론 진짜 미사일이 아니다. 천장의 프로젝터에서 나온 영상이 바닥에 그려진 가상의 미사일이다. 이 레이싱 게임은 핸들 잡은 이들의 운전실력으로만 승부가 나지 않는다. 코스 중간에 갑자기 나타나는 폭탄도 차를 멈추게 한다. 단순히 코스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이런 장애물까지 잘 피해야 승리할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즐기고 있다. 바닥 아래쪽에 보이는 노란색 박스가 아이템이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즐기고 있다. 바닥 아래쪽에 보이는 노란색 박스가 아이템이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제주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는 '번개레이싱 테마파크' '플레이 박스 VR' 등 실내에서 즐기는 VR 콘텐트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제주관광업계는 자연 관광자원에 비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트가 부족하다고 호소해 왔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해 안전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해 안전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특히 이런 실내 관광 자원은 기상 악천후 상황에 꼭 필요하다. 제주는 지난해 겨울에 이어 이달 초반에도 기록적인 폭설이 이어져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쌓인 눈에 관광지들이 시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업계는 폭설 외에도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과 여름 장마철, 가을에 주로 발생하는 태풍 때에도 VR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2일 낮 12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항공우주박물관 3층에 마련된 번개레이싱 테마파크를 직접 찾았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인기 캐릭터 ‘번개맨’의 캐릭터를 활용해 이름 붙여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EBS, 아가월드가 공동으로 지난해 9월 만들어진 국내 첫 VR 실내 카트 레이싱 테마파크다. 컴퓨터 화면 속에서만 즐기던 슈팅과 레이싱 게임이 전국 처음으로 제주에서 VR로 구현됐다는 업계의 평가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의 레이싱카 좌석. 핸들 오른쪽 상단 검은색 스위치가 가상으로 쏠 수 있는 미사일 버튼이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의 레이싱카 좌석. 핸들 오른쪽 상단 검은색 스위치가 가상으로 쏠 수 있는 미사일 버튼이다. 최충일 기자

실제 카 레이싱을 즐기는 박일만(35·정읍시 연지동)씨는“실제 레이싱카나 카트는 비나 눈이 오면 타기 쉽지 않지만,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만큼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인용 카트에 6살 아들을 태워 레이스를 즐긴 박진규(35·순천시 해룡면)씨는 “처음엔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 타봤는데, 미사일이 상대방 차에 맞아 상대방을 추월하자 내가 더 신났다”며 “학창시절 즐기던 ‘카트라이더’ 게임을 실제로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운전자가 타는 카트는 실제 모터로 구동되고 고무타이어에 의해 코스를 달린다. 하지만 2050㎡넓이의 코스는 천장에 설치된 42대의 프로젝터 가 쏜 영상이 구현해낸다.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 기술과 위치기반 기술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가상현실로 구현한 트랙 위를 달리는 방식이다. 업체는 컴퓨터 게임처럼 미사일 같은 아이템을 쓸 수도 있게 하기 위해 최근 3년 간 가상현실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해뒀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지켜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레이싱을 지켜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번개 레이싱’운영을 맡고 있는 아가월드 이세종 대표는“VR을 활용하면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코스를 무한대로 바꿀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VR 레이싱 테마파크의 경우 주말에 4시간씩 기다리는 데도 재방문률이 높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리자들이 레이싱을 운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가상현실 기술이 접목된 제주 번개레이싱 테마파크에서 관리자들이 레이싱을 운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에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성산 일출봉과 용머리해안·외돌개·송악산·산방산 상공을 3분간 날아다니며 구경하는 ‘제주 하늘을 걷다’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에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성산 일출봉과 용머리해안·외돌개·송악산·산방산 상공을 3분간 날아다니며 구경하는 ‘제주 하늘을 걷다’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VR로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테마파크도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제주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를 360도로 회전하며 신나게 볼 수 있는 콘텐트 체험공간 '플레이박스VR'이다. 지난해 11월 일 제주시 연동 수목원테마파크 2·3층에 문을 열었다. 제주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와 VR 콘텐트 기업 피앤아이시스템, 수목원테마파크가 함께 운영 중이다.

플레이박스VR. 최충일 기자

플레이박스VR. 최충일 기자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성산 일출봉과 용머리해안·외돌개·송악산·산방산 상공을 3분간 날아다니며 구경하는 ‘제주 하늘을 걷다’는 이름 그대로 제주의 자연을 하늘에서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제주 플레이박스VR에서 운영중인 롤러코스터 관련 콘텐트. 최충일 기자

제주 플레이박스VR에서 운영중인 롤러코스터 관련 콘텐트. 최충일 기자

황인신(55·대구시 두류동)씨는 “매번 밑에서만 바라보고 올려다 본 풍광을 편안히 앉아 안전하게 날아다니며 볼 수 있어 가슴이 뛰었다”며 “제주를 여러 번 찾았지만 고개를 돌리면 내 시선이 곧 화각이 되는,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지인들에게도 추천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를 찾은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를 찾은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제주 윈드코스터 산방산’도 있다. 눈 앞에 펼쳐진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그리고 송악산의 절경을 360도 회전하며 체감 시속 120㎞의 속도로 달린다. 도착까지 2분 30초간 고개를 사방으로 돌리며 현실에선 볼 수 없는 각도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에 달린 유압장치가 최대 120도로 움직여 실제 경사면을 만들고, 속도 체감을 위해 바람까지 만들어낸다. 이밖에 로봇과 벌컨포, 전투기에 탑승해 슈팅을 즐기는 기기 등 10여가지 기구가 준비돼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를 찾은 관광객들 . 최충일 기자

지난 23일 제주시 제주 플레이박스VR를 찾은 관광객들 .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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