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 즐거운 전시회 속으로 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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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다'의 그림은 유명하다.
2da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그녀는 82년생으로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 여대생이다.
온라인상의 자신의 공간을 통해(www.2daplay.net) '이다의 허접질'이란 이름으로 일기, 작품을 꾸준히 올리며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 이름은 '2da Play book'.
전시회라고 해서 벽에 걸린 미술품을 눈으로 쓰윽 훑어보고 대충 고개 끄덕인 뒤 한바퀴 빙 둘러보고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그녀의 전시회는 만져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책과 그림들로 가득하다. 그림에 대해 잘 알든 모르든 개의치 않고 즐길 수 있다. 10여개의 크고 작은 책에는 전시회 이름 그대로 이다 자신이 책을 가지고 즐겁게 논 듯한 느낌이 역력하다.
그녀 또래 여대생의 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은 '성장하지 않는 아이'.
20세에 대학에 들어가고 22세에 어학연수를 다녀와 24세에 졸업을 해 25세에 취업하고 27세에 결혼하는, '요즘 여자의 정해진 틀'이 두렵다는 이 작품에는, 성장하지 않는 아이이고픈 마음이 가득하다.
바로 옆의 '개가 되고 싶어'라는 작품도 비슷한 맥락이다. 책임지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반드시 현실적이어야만 하지 않는 애완견이 되고싶다는 그녀는, 가끔 자아를 포기하고픈 욕구를 느낀다고 호소한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라면 한번쯤 느껴보았을 감정일 터. 그녀는 이렇게, 거침없는 말과 거침없는 그림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존재다.
하루하루의 에피소드를 보며 마음껏 킥킥대다가도, 의미심장한 글과 그림들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이다의 플레이북'은 삶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소소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나무 캐릭터부터 그녀의 짧은 일기와 동화, 또 가지고 놀 수 있는 큼지막한 팝업북에 2004년부터 씌여진 일기장 두 권들이 따뜻하게 반기는 이번 전시회는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장소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갤러리 일러팝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김인경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 이다는?
서울여대 재학중
일러스트레이터
2003년 도서 '이다의 허접질' 발간
개인전 1회 (2002년 '이다전')
단체전 3회 (2002년 '그림패 인물'전, 2004년 '파티션'전, 2005년 석수시장 프로젝트 참가)
홈페이지 http://www.2dapl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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