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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공습에 70여 명 사망 … '제2의 알레포 비극 되나' 우려

중앙일보

입력

CNN 등 주요 외신이 시리아에서 정부군 폭격으로 하루 새 70여 명이 사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들. [EPA=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들. [EPA=연합뉴스]

CNN은 시리아 내전 인권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발표를 인용해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Eastern Ghouta)에서 시리아군 공습으로 민간인이 최소 71명 숨지고 32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방송은 “(우리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 중에는 갓난아기를 비롯한 다수의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최소 7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군은 이달 초부터 이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었다. 이달 들어 숨진 민간인만 250명이 넘는다.

지난 10일 이스라엘군 F-16기가 시리아에서 방공 미사일에 맞아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추락한 후 공습이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시작됐다.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상전을 앞두고 대대적 공습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다친 사람들. [EPA=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다친 사람들. [EPA=연합뉴스]

정부군과 반군이 맞서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동구타는 2012년부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BBC는 “동구타는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에 남아있는 마지막 반군 거점으로, 약 40만 명이 살고 있으며 2013년께부터 정부군에 포위당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시리아 정부군은 이달 초부터 이 지역을 탈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전했다.

공습으로 의료 시설 또한 공격을 당해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민간인의 피해는 막대하다. 살아남은 주민들도 정부군에 봉쇄돼 식량과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민간인을 겨냥한 공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지역조정관 파노스 뭄치스는 성명을 내고 “의미 없는 고난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에 지상군을 투입해 본격적인 전투에 나설 시, 2016년 말 알레포에서 있었던 비극이 재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BBC는 “유엔의 긴급 호소로 민간인에게 식료품 등이 전달됐지만, 많은 사람은 동구포가 또 다른 ‘알레포’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할 뿐, 민간인 피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곳에서의 상황은 과장돼 알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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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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