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을 딴 게 아니라 은메달이 12년을 기다려 저를 차지한 것 같다. 매번 금을 따다 보니…" (19일 기자회견에서 이상화가 한 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마감한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2006 토리노올림픽부터 네 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서만 세 개의 메달을 따낸 이상화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각 축전을 모두 받았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MB "나라와 국민의 명예 드높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상화가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 축전에서 "이상화 선수의 강인한 정신력과 탁월한 기량이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안겨줬다"며 "이 선수는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쓴 우리나라의 보배다. 나라와 국민의 명예를 드높인 이 선수에게 거듭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차지한 것은 한국이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에 출전한 이후 6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朴 "남은 경기도 나라와 국민의 명예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상화가 2014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 축전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이상화 선수의 올림픽 2연패는 그동안의 파는 노력과 열정에 의한 결과다. 이 정신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과 용기를 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 나라와 국민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이상화에게 축전을 보냈을 당시 이상화는 1000m 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이상화는 1000m 경기에서 1분15초94로 12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文 "언제나 세계 최고의 '빙속 여제'"
문재인 대통령은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에게 19일 보낸 축전에서 "이상화 선수의 은메달은 평창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달"이라며 "그동안 흘린 땀방울과 오늘 흘린 눈물이 은메달로 하얗게 빚어져 빙판처럼 빛난다"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고맙다. 그동안 이상화 선수는 국민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고, 아름다운 도전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며 "밴쿠버에서는 도전자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소치에서는 챔피언으로 수성을 이뤘다. 이번 평창은 '우리나라 올림픽'이라고 남다른 애정으로 다시 도전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국민은 이상화 선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상화를 가리켜 "국민 마음속에 언제나 세계 최고의 빙속 여제"라고 추켜세웠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상화에게 보낸 축전에서는 '나라와 국민의 명예'라는 표현이 있었고 문 대통령이 그에게 보낸 축전에서는 이런 표현은 없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금메달은 이상화보다 0.39초 빨랐던 고다이라 나오(32·일본)에게 돌아갔다. 이상화는 19일 강원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나는 100점이다.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