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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 급제동, 빨래판길 극한 시험 … 저절로 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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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의 차

올해의 차

지난 10일~11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2018 중앙일보 올해의차(Car of the Year·이하 COTY)’ 최종심사가 열렸다.

올해의 차 최종심사 현장 #전문가 15명 후보차 14대 직접 몰아 #안전기능 모두 풀고 성능 테스트도

유지수 심사위원장(국민대 총장)을 비롯한 15명의 올해의차 심사위원은 아침 8시 30분부터 모였다. 결선에 오른 14대의 차량 성능을 꼼꼼하게 평가하려면 해가 질 때까지 평가해도 시간이 모자라서다.

10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2018 중앙일보 올해의 차’ 평가를 앞두고 14대의 최종평가 후보 차량이 도열했다. [변선구 기자]

10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2018 중앙일보 올해의 차’ 평가를 앞두고 14대의 최종평가 후보 차량이 도열했다. [변선구 기자]

심사는 ▶차량 실내·외를 평가하는 정차심사와 ▶U자형 840m 구간에서 슬라럼(콘을 지그재그로 피하는 구간)·제동력을 평가하는 종합주행로심사 ▶빨래판로·장파형로·모형로·포트홀 등으로 구성된 특수내구로심사 ▶시속 150㎞ 안팎으로 주행하면서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는 고속주행로심사로 이뤄졌다. 심사위원단은 다양한 차로에서 14대의 차량을 시승하면서 한계성능을 테스트했다. 때론 주행안전보조기능을 모두 해제하고 차를 몰았고, 때론 특정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다소 과격하게 차를 다루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은 서로 다른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자신의 평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차량을 만나면 탄성이 터져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올해 평가에서 ‘대상’격인 ‘2018 올해의차’를 차지한 기아차 스팅어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8자형 원형주로에서 50㎞ 속도로 달리면서 오버스티어(oversteer·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차량의 회전반경이 작아지는 현상)를 유도하던 김동륜 심사위원(금호타이어 연구원)은 “기아차 스팅어의 오버스티어는 움직임이 급하지 않고, 운전자가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어 스포츠 주행의 재미를 준다”고 평가했다.

양정호 심사위원 역시 기아차 스팅어로 고속주행로를 주행한 뒤 “차체가 노면에 붙어가는 느낌과 노면의 불필요한 특성을 배제한 승차감은 독일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내가 스팅어를 개발했다면, BMW 5시리즈와 고속주행 비교 시승 이벤트를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차(COTY) 역대 수상작

올해의 차(COTY) 역대 수상작

디자인부문상을 받은 제네시스 G70은 스팅어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했다. 하지만 주행감각은 두차가 크게 다르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김기태 오토뷰 PD는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스팅어는 스포티한 성능을 최대한 끌어냈고, G70은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집중했다”며 “같은 플랫폼으로 이만큼 색깔이 다른 차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기아차의 기술이 좋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중간 휴식시간에도 자동차 산업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유지수 심사위원장이 “한국GM의 부평·창원·군산공장 생산성을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GM이 한국 공장 폐쇄를 운운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지적하자, 이남석 심사위원(중앙대 교수)는 한국 자동차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즉석해서 제안했다.

이어진 오후 심사에서도 심사위원들은 자동차의 의외의 모습을 최대한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콤포트(comfort)부문상을 수상한 BMW 5시리즈는 한계주행과 일반주행에서 성능이 180도 돌변했다. 김재우 쓰리세컨즈 대표는 “직선주로에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는 주행 조작성이 다소 굼떴다. 하지만 급회전로에서 한계 주행을 테스트하자 갑자기 선회력이 스포츠카 수준으로 민첩해지면서도 안정성을 놓치지 않았다”며 “BMW 5시리즈의 명성에 걸맞는 훌륭한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디자인부문상을 수상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쿠페는 안락하고 부드러운 주행성능이 돋보였다. B필러(앞뒷문 사이에서 차량 지붕을 지탱하는 기둥)를 제거한 디자인으로 운동 성능을 강조한다.

심사를 마친 뒤 유지수 심사위원장(국민대 총장)은 “심사위원들의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방식은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의차 심사위원=유지수(심사위원장·국민대 총장), 강병휘(프로레이싱 드라이버), 구상(국민대 교수), 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김기태(오토뷰 PD), 김재우(쓰리세컨즈 대표), 김동륜(금호타이어 연구원), 김태완(완에디 대표), 문희철(중앙일보 기자), 양정호(한국타이어 연구원), 이남석(중앙대 교수), 이원일(솔라이트인디고레이싱팀 드라이버), 임유신(에보코리아 편집장),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허승진(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화성=박태희·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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