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마지막 코너 실수…너무 빨라 주체 못 해”

중앙일보

입력

한국 여자 빙속 간판 이상화(29ㆍ스포츠토토)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7초33의 기록, 고다이라 나오(32·일본)에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18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500m종목에서 이상화가 아쉬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8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500m종목에서 이상화가 아쉬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는 무산됐지만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이상화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제가 빠르다는 걸 저도 느껴서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한 것 같다”며 “빠른 속도 오랜만에 느꼈다. 너무 빨랐다. 주체할 수 없는 스피드였다. 그것만 아니었더라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환호를 받는다는 게 새롭고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서 "재미있긴 했는데 결과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는 "초반 100m에서 제가 빠르다는 걸 저도 느꼈다. 너무 빨라서 그런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봐서 너무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다 끝났으니 괜찮다"며 미소를 되찾았다.

레이스 뒤 눈물을 쏟은 이상화는 태극기를 링크를 돌며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일장기를 두르고 금메달 세리머니 중이던 고다이라 나오가 이상화를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두 선수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이상화는 "저는 1000m를 포기했지만, 그 선수는 1,500m, 1,000m를 다 하고 500m를 탔다"면서 "(경기 이후) 서로 자랑스럽고, 약간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했다. 서로 배울 점이 많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관중석에서 딸을 응원한 부모님을 향해서는 "올림픽에 부모님이 처음으로 오셔서 약간 기댄다고 생각했다"면서 "너무 긴장해서 부모님 얼굴을 떠올렸는데, 힘이 된 것 같다"며 잠시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금메달을 위해 소치 이후로 계속 전진해왔는데, 역시 0.01초 차이로 싸우는 경기는 힘들다는 걸 느꼈다"면서 "은메달이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많이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는 이상화와 함께 김민선, 김현영 선수가 출전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민선은 38초53으로 16위, 김현영은 38조25로 12위를 각각 기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