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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분수대

이해찬의 3실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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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강민석
강민석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원(one) 게임 스리 세트.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이 오는 6월 13일을 설명하는 말이다. 원 게임은 선거 자체를 말한다. 룰을 정해 놓고 승부를 낸다는 점에선 선거도 게임이다. 스리 세트는 ‘지방선거+미니총선(재·보선)+개헌’이다. 3개가 지금 서로 묘하게 맞물려 있다.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현역의원 출전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대신 재·보선 사이즈를 키우고, 의석의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엔 지방선거-재·보선이 연계된 지역이 수두룩하다. 우상호·박영선·민병두·전현희 의원이 나선 서울과 박남춘(인천)·전해철(경기)·김경수(경남)·양승조(충남)·오제세(충북)·이개호(전남) 의원, 낙동강 전선의 김부겸(대구)·김영춘(부산) 카드까지 계산했을 때 총 9곳이다. 경남·경북엔 한국당 현역의원들이 몸을 풀고 있고, 부산도 한국당 현역(김세연)이 출마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여기에 선거법 위반으로 확정된 지역만 6곳(서울 2, 부산 1, 울산 1, 광주 1, 전남 1)이다. 안철수·유승민 신당과 민평당을 빼고 계산해도 10곳은 넘길 듯하니 미니총선급이다.

현재 민주당은 121석, 한국당은 117석이다. 10곳 또는 15곳 정도에서 미니총선이 열리면 원내 1~2당 격차가 벌어지거나 역전된다. 신 5당 체제를 규정하는 의미를 지닌 선거라 지방선거만큼 중요하다. 평균 20% 안팎이던 재·보선 투표율이 지방선거 평균인 50%대로 올라간다는 점도 새로 생각해야 한다.

잘 계산하면 꿩(지선) 먹고 알(보선)까지 먹을 수도 있고, 오판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는 게임에 개헌까지 얽혀 있다. 개헌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하든 안 하든 변수다. 하면 투표율이 오를 것이고, 안 해도 개헌안 불발에 대한 책임론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야권은 질색하지만 민주당 사람들은 상대 진영을 탈탈 턴다고 해서 ‘영혼탈곡기’라 부르는 이해찬 의원이 최근 정치를 ‘파도타기’라 규정했다. 하나를 보내면 다른 게 밀려오고, 잠깐 한눈팔다 오는 걸 못 보면 허우적대며 물먹어야 하고, 심지어 익사도 하는. 그의 ‘파도이론’을 빌리면 6월 13일에는 여의도를 향해 큰 파도가 동시에 세 개나 몰려온다. 이 의원은 생존법도 제시했다. 선거든 정치든 “진실, 성실, 절실하게 해야 한다”는 3실(實)론이다. 실천이 어렵지 모든 정당이 벤치마킹해서 똑같이 한다 해도 유효한 말일 것이다. 진실·성실, 그리고 절실함이 조금이라도 더 한 쪽이 세 개의 파도를 넘는다.

강민석 논설위원